KF-21, 2030년 후반 1만6000lbf급 국산 항공엔진 장착한다[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6. 4. 2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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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500lbf급 항공엔진 최초 시동 시험
KF-21 엔진 부품, 국산화율은 39% 불과
2039년 목표로 1만6000lbf급 엔진 개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024년 7월 영국에서 열린 판버러 에어쇼에서 첨단항공엔진의 프로토 타입을 최초 공개했다. 사진 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 3월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 출고식이 열렸다. 국산 기술력이 대거 들어간 최초의 한국형 전투기다. 본격적인 양산에 시작됨에 따라 이르면 올해 9월 1호기가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방위사업청은 약 10조 원을 들여 초기형인 40대(복좌형·단좌형)를 2028년까지 공군에 납품하게 된다. 공군은 이후 공대지 능력을 강화한 블록(Block)-Ⅱ 후속 기체 80대를 추가로 확보해 2032년까지 총 120대를 실전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KF-21에 탑재된 엔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가 제작한 ‘F414-GE-400K’ 엔진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기술도입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KF-21의 심장인 ‘엔진’이 미국에서 빌려온 탓에 우리에겐 족쇄나 다름없다.

당장 이 엔진은 미국 국무부가 관리하는 수출통제규정(ITAR) 적용 대상이다. ITAR에는 제3국 이전 통제 규정이 있어 미국의 핵심 부품이 단 하나라도 포함되면 미 행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가 KF-21 수출 시에 수출승인(EL)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엔진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적으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국산 항공 엔진 개발을 통한 기술 독립이 필요한 이유다. KF-21 초기 기종의 국산화율은 약 65%에 달하지만 엔진은 39%에 그치고 있다.

KF-21에 탑재한 엔진은 제너럴일렉트릭(GE)의 F414-400K. 이 엔진은 미국 FA-18 ‘슈퍼호넷’에 장착한 ‘F414-400K’를 KF-21에 맞게 개조한 제품이다. KF-21 이전에 개발한 경공격기 FA-50도 상황은 비슷하다. GE의 F404-102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이처럼 항공 엔진 핵심 기술 소유권이 GE에 있어 국산화율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국산 전투기의 엔진 국산화는 불가능한 것일까. 이에 정부는 항공 엔진 분야에 국가 차원의 적극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창원사업장에서 항공기 엔진을 제작하는 모습. 사진 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사청은 현재 면허 생산하는 국산화율 약 40% 수준인 KF-21 항공기 엔진을 완전 국산화한 첨단 항공 엔진으로 장착하기 위한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 완료는 2039년을 목표로 3조 35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1월 21일 25-1차 첨단기술사업관리위원회를 열어 1만 6000lbf급(터보팬) 첨단 항공 엔진 개발 등 차세대 항공무기체계에 필요한 엔진의 목표 성능과 사업 추진 방식 및 일정 등이 포함된 ‘첨단 항공 엔진 개발 기본계획안’을 의결했다.

국산 첨단 항공 엔진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에 들어가는 미국 업체 GE 엔진(1만 4770lbf급)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지게 된다. 1만 6000lbf(파운드포스)급은 1만 6000파운드 무게를 밀어 올릴 수 있는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

방사청이 개발 중인 항공 엔진은 2020년부터 수행하고 있는 5500lbf급이다. 경공격기로 분류되는 FA-50(1만 1000lbf)의 절반 수준이다. 이 엔진 개발에 성공하면 유인기와 무인기가 편대로 이뤄진 유무인 복합체계 중 무인편대기에 탑재될 예정이다.

탐지될 확률을 낮춘 저피탐(低避探) 무인 편대기로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스텔스 기술이 포함돼 있어 정찰·공격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현재 대한항공이 저피탐 무인 편대기의 시제기(시험 비행을 위한 기체)를 개발 중으로 5500lbf급 국산 엔진이 탑재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오는 5월 5500lbf급 항공엔진의 ‘최초 시동 시험’(First Firing)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시험에선 시동과 가속, 감속, 정지 등 작동을 확인한다. 엔진을 항공기에 탑재하기 전 지상에서 이뤄지는 시험의 첫 절차다.

방사청은 이 엔진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이를 기반으로 추후 초음속 전투기 엔진으로 개발한다는 목표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에 따르면 5500lbf급 성능 개선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1만lbf급 엔진 개발도 가능하다.

국산 스텔스 무인기와 KF-21 보라매(앞쪽)와 작전하는 상상도. 사진 제공= 방위사업청

올해부터 1만lbf급 무인기용 엔진 개발도 본격 시작할 방침이다. 1만lbf급은 고속·고기동이 아닌 장기 체공을 목적으로 하는 엔진이다. 군 당국은 그동안 1만lbf급 터보팬 엔진의 핵심 구성품인 터빈 공력-냉각설계 및 기술평가 등의 연구를 진행해 왔다.

무엇보다 1만lbf급 엔진 개발은 2만 5000lbf급 엔진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2030년대 후반 1만 5000lbf급 엔진 개발에 성공한다면 4만lbf급 엔진 개발도 가능해진다. KF-21에 탑재된 F414-400K 엔진의 최대 추력은 2만 2000lbf다.

전투기용 항공엔진을 설계하고 제조할 수 있는 나라는 현재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우크라이나까지 6개국뿐이다. 미국의 GE와 프랫&휘트니(P&W), 영국의 롤스로이스 3개 회사가 분할하고 있다. GE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58%에 달한다.

‘항공 엔진의 산업적 파생력’은 항공기 엔진의 기술 독립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다. 1970년대 GE가 개발한 F101-GE-102 엔진은 미국의 전략 폭격기 B-1B 랜서에 쓰이고 있다. 또 F-15 전투기에 장착된 F110 엔진으로 파생됐고 F118 엔진으로 발전했다.

한발 더 나아가 군용 엔진은 민간 항공기용 엔진으로도 진화한다. F101에서 파생된 민항기용 엔진이 CFM56 엔진이다. GE와 프랑스 사프랑의 합작사인 CFM인터내셔널이 개발한 터보팬 제트엔진으로 ‘B737’와 ‘A320’ 항공기와 군용 수송기 등에 장착됐다.

CFM56 엔진은 연비가 향상된 LEAF 엔진으로 파생됐다. LEAF 엔진은 ‘B737-8’과 ‘A320neo’ 등 최신형 항공기에 탑재됐다. 중국이 개발한 민항기 C919에도 장착됐다. 항공 엔진의 기술 독립은 다양한 첨단 엔진을 개발하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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