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미 끝난 선거라는데"···순천서 만난 '경선 밖 유권자들'

박찬 2026. 4. 22. 08: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민주당 경선이 있었다는 것도 잘 몰랐어요. 누가 됐는지도 몰라요. 문자 한 통 받은 적도 없고."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에 대해 과정도 결과도 대부분 '잘 알지' 못한 상태였다.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성욱(57) 씨는 "민주당 경선에 대해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다들 모른다고 하고, 나이 드신 분들은 더욱 모르고 있다"며 "초대 통합시장을 뽑는 중요한 선거라면서 민주당 경선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급하게 하면 사람들이 따라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심장 광주·전남, 박탈당한 선거권
전남 최대 도시 순천시민들 "하는지도 몰랐다"
"전화 한 통 못 받아" "알아야 선택을 하지"
시민 다수 '결과 통보' 인식…ARS 지적도
21일 순천웃장에서 만난 한성욱(57) 씨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이 급속도로 진행돼 시민 다수가 따라갈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찬 기자

“민주당 경선이 있었다는 것도 잘 몰랐어요. 누가 됐는지도 몰라요. 문자 한 통 받은 적도 없고.”

21일 오전 순천웃장에서 좌판을 정리하던 김서환(64) 씨의 말이다. 김 씨뿐만 아니라 인근 상인들 대부분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에 대해 과정도 결과도 대부분 ‘잘 알지’ 못한 상태였다. 무엇보다 선택한 적이 없는데 사실상 통합특별시장이 정해져 있다는 현실에 냉소적인 분위기도 읽혔다. “결국 일부만 참여해서 정해지는 것 아니냐.” 장 보러 나온 한 시민이 기자를 향해 툭 던진 말이다.
21일 순천웃장에서 만난 조동옥 순천웃장 번영회 회장이 더불어민주당 경선 ARS 투표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박찬 기자 

순천웃장은 전남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순천, 그 안에서도 100년이 넘는 최대 전통시장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인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곳이다. 민주당 통합특별시장 경선 후보들도 한두 번씩 왔다 간 곳이기도 하지만 그뿐이다. 이들 대부분 ‘선택권’을 받지 못한 채 통합특별시장이 사실상 결정됐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구조 속에서 대부분 당원이 아닌 시민들은 후보를 선택할 권리가 없다. 국민참여경선으로 치러지면서 형식상의 시민 참여를 보장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상인이나 시민들에게는 전혀 와닿지 않은 모습이었다. 특히 촉박한 일정에 득표율 등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경선 논란이 컸던 이번 경선에 대한 실망감이 역력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성욱(57) 씨는 “민주당 경선에 대해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다들 모른다고 하고, 나이 드신 분들은 더욱 모르고 있다”며 “초대 통합시장을 뽑는 중요한 선거라면서 민주당 경선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급하게 하면 사람들이 따라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장을 보러 나온 김모(55) 씨 또한 “통합도 갑작스럽게 됐는데 경선까지 이렇게 빨리 할 필요가 있었냐”며 “시도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나서 했어도 늦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론조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민주당이 도입한 국민참여경선는 권리당원 50%, ARS 여론조사 50%를 반영한다. 이번 통합특별시장 경선에서는 ARS 여론조사에 할당된 샘플은 3천개다. 시민들은 여론조사에 참여할 수 없는 구조를 꼬집었다. 샘플도 무척 적을뿐더러 스팸인지 여론조사 전화인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시민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 오면 다 스팸인 줄 알고 끊어버리는데 일반인들이 어떻게 여론조사인줄 알고 답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어르신들의 참여를 어렵게 만드는 경선 방식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조동옥 순천웃장 번영회 회장은 “ARS 투표로 진행되는 현재 경선 방식은 스마트폰에 취약한 노인들이 버튼을 일일이 눌러 응답하기 어렵다”며 “이는 결국 고령인구가 많은 전남에 기반을 둔 특정 후보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젊은 인구에 특화된 방식이 각 후보에게 유불리로 적용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통합특별시장은 물론 전남 일부 자치단체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대리투표’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찾은 순천 조례동 조례호수공원. 박찬 기자 

‘민주당 공천=당선’ 공식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도 읽혔다. 실제 전남의 다른 지자체에 비해 젊은 인구가 많고 민주당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순천에서는 보수정당과 무소속 등이 당선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조례호수공원에서 만난 정은수(33) 씨는 “현직 대통령이 민주당이니까 견제 차원에서 다른 당 후보를 뽑을 의향이 있다”며 “민주당 후보를 전남에서는 잘 모르니까 결국 당과 상황을 고려해 조국혁신당이나 국민의힘 후보를 뽑는 시민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Copyright © 무등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