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볼모된 텃밭 "후보도, 공약도 모른채 경선 끝났다"
3월말 방문 광주 말바우시장, 충장·금남로 등 다시 가보니
“민주당 경선 끝났나요?…시민들, 통합시장 선거 금시 초문

“아무리 당원 중심의 선거라 하더라도, 일반 유권자들 역시 통합특별시의 소중한 주권자 아닙니까?”
21일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에게서는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에 대한 실망감이 역력했다. 광주에서 양동시장에 이어 규모를 갖춘 재래시장답게 선거 때마다 ‘민심 바로미터’로 불리던 곳. 그만큼 민주당 경선을 숱하게 겪어온 상인들이지만 이번 통합특별시장 경선을 두고는 혀를 차는 모습이다. 광주와 전남이 통합한다는 내용조차 따라가기 버거운데 통합특별시장 선거마저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치렀다는 게 상인들의 일관된 불만이다.

김향임(74·여) 담양상회 대표 또한 수십년 시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의 숱한 유세전을 봐왔음에도 이번처럼 ‘깜깜이 선거’는 처음이라고 했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너무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김 대표는 “광주와 전남을 합친다는 얘기는 계속 줄곧 들었지만 누가 각 정당별 후보로 선출됐는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통합하겠다는 건지 토론회를 진행했어도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특별시장은 모르겠고 광주라는 이름이 사라지는 것인가라는 불안한 마음 뿐”이라고 했다. 또 다른 상인도 “주요 공약들이 시민에게 전달되기까지 일정한 시차가 존재하는 데, 공약이 알려지기도 전에 민주당 경선이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한약재를 판매하는 박중규(70) 삼성당 한약방 대표 역시 이번 민주당 경선을 두고 “피로감이 크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의존도와 당원 투표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선거 시스템이 관심을 끌기보다 반감만 키웠다는 거다.
박 씨는 여러 차례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지만 “흐름(여론)에 편승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선거 자체가 광주와 전남이 통합해 처음으로 치러지는 ‘역사적 중요성’에 비해 체감할 수준으로 확산되지는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충장로에서 군밤을 판매하는 이영환(45) 씨 역시 “선거 분위기 자체가 워낙 조용해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사실상 흥행에 실패한 경선이라는 느낌이 강하다”고 했다.
젊은층 무관심은 더 뚜렷했다.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만난 사회과학대 학생 김중헌(20) 씨는 “정당제가 특정 공당의 이해관계를 중심에 두고 운영해야 한다는 건 기본 원칙이지만, 통합특별시라는 특수 상황에서조차 해당 원리원칙만을 과도하게 고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이)정치에 관심이 있는 편이어서 관련 기사를 몇 번 찾아보고 정보를 얻는 편이만, 학교 동기들은 통합특별시장 후보나 공약도 제대로 나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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