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넘은 루이비통 백, 해외 수입원가는 되레 낮췄다 “과세 논란”
관세청에 덜미 잡혔지만 추징 불복해
조세심판원 심판…260억 돌려받을듯
코로나 보복 소비에 가격 공격적 인상

루이비통코리아(루이비통)가 최근 3년여간 국내 소비자 판매가를 3년여 간 40% 인상한 반면, 해외 계열사에서 들여오는 수입 가격은 최소 7%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이를 두고 특수관계 법인 간 수입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관세를 덜 납부한 것으로 보고 수백억 원대 관세를 추징했지만, 루이비통은 불복해 조세심판원에서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루이비통은 과거 수입 가격을 높여 한국 법인의 이익을 줄였다는 이유로 국세청과 법인세 분쟁을 벌였던 전력이 있어, 업계에서는 “시기별로 수입 가격을 고무줄처럼 조정해 관세와 법인세 부담을 최소화하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22일 관세청과 명품업계 등에 따르면 관세청은 루이비통이 2020년 7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홍콩·싱가포르 계열사로부터 들여온 가죽제품·의류·신발·액세서리 등 1만여 건의 수입신고에 대해 “거래 가격을 임의로 낮췄다”며 과세 가격을 다시 산정했다. 관세청은 과세전적부심사에서 “2019년 4월의 판매가격 대비 2023년 8월의 판매가격은 약 40% 인상된 반면, 2020년 수입 가격은 7% 인하했다”며 “재고위험 비용 증가분(9%)과 수입가격 인하분(7%)을 일부 품목만을 예시로 단순 비교해 수입 가격을 낮춘 것은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루이비통은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 전량을 홍콩과 싱가포르 소재 특수관계 법인을 통해 수입하고 있다. 이때 수입 가격은 국내 소매 판매 가격에 일정 조정계수(할인율)를 곱해 산출된다. 즉 한국에서 얼마에 팔지 먼저 정한 뒤 여기에 일정 비율을 적용해 한국 법인이 해외 계열사로부터 사오는 가격을 정하는 방식이다.
관세청은 루이비통코리아가 2020년 6~7월과 2023년 8~9월 두 차례에 걸쳐 임의적으로 조정계수를 인하해 수입 가격을 낮춘 것이 문제라고 봤다. 과거 2019년까지 국내 판매가격의 약 70% 수준을 유지하던 수입 가격 비율을 합리적인 근거 없이 낮췄다는 것이다. 관세청은 “판매 가격이 지속 상승했음에도 수입 가격이 연동되지 않고 오히려 비슷하거나 낮아진 것은 독립된 당사자 간 정상적인 가격 결정 방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루이비통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보복소비로 명품 수요가 급증하자 2021년 한 해에만 5차례 가격을 올렸다. 이어 2022년 2차례, 2023년 1차례, 2024년 2차례, 지난해 5차례 가격 인상을 이어갔다. 대표 제품인 ‘카퓌신 MM’은 해당 기간 600만 원대에서 1000만 원대로 뛰었다. 그 결과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은 2019년 7846억 원에서 지난해 1조 8543억 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9억 원에서 5256억 원으로 뛰었다.

루이비통은 이에 대해 명품 산업 특성상 국내 판매 가격과 수입 가격은 본사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시장 환경과 경쟁사 가격 등을 반영해 협의한다고 반박했다. 코로나19 당시 재고 위험 확대와 이후 매장·창고·온라인 플랫폼 확대에 따른 투자 증가를 반영해 조정계수를 손본 것일 뿐, 특수관계를 이용해 가격을 왜곡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관세청은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영향으로 국내 매출이 오히려 급증했는데도 조정계수를 원상 복구하려는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며 2024년 11월 과세전적부심사에서 이를 기각했다.
루이비통은 관세를 일단 납부한 뒤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해 불복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기납부 관세 중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미수금으로 회계 처리했다. 해당 금액은 2024년 120억 원에서 지난해 263억 원으로 불어났다. 앞서 발렌티노코리아 역시 특수관계자 간 수입가격을 둘러싸고 조세심판원에 두 차례 심판을 청구해 모두 승소한 바 있다. 2024년 2월 1차 취소 결정에 이어, 인천세관이 재처분하자 2025년 10월에도 또다시 취소 결정을 받아냈다. 조세심판원은 “세관이 과거 비교대상 업체 할인율을 기계적으로 일률 적용한 것은 자의적”이라고 판단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외국 본사가 한국 법인의 세 부담을 조절하기 위해 수입 가격을 고무줄처럼 조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수입 가격은 시기에 따라 오르내렸다. 루이비통은 앞서 2014~2018년에는 정반대로 수입 가격을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해 한국 법인의 이익이 지나치게 낮아졌다는 이유로 국세청과 법인세 이전가격 분쟁을 벌였다. 당시 루이비통의 2014~2017년 평균 매출총이익률은 28.67%였고, 영업이익률은 8.5%에 그쳤다. 이는 영국 법인 영업이익률(1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국세청은 싱가포르 계열사로부터 들여오는 수입원가가 높게 설정돼 싱가포르 계열사에 이익을 몰아주고 있다며 법인세를 추징했다. 루이비통은 이에 불복했고, 조세심판원은 2024년 루이비통의 손을 일부 들어줘 법인세 환급을 결정했다.
프라다코리아도 이탈리아 과세 당국과의 이중과세 조정 절차를 통해 2024년 법인세 43억 원을 돌려받았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법인세 분쟁이 주를 이뤘는데 이제는 관세 불복으로 전선이 옮겨왔다”며 “수입가격 산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명품 브랜드들이 관세와 법인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입가격을 고무줄처럼 조정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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