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 원맨팀 아니다’ 드래프트 12라운더의 반란, 양키스에 등장한 또 하나의 괴물[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더는 '저지 원맨팀'이 아니다. 양키스 타선에 또 한 명의 괴물이 나타났다.
뉴욕 양키스는 4월 21일(한국시간)까지 시즌 13승 9패, 승률 0.591을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이자 아메리칸리그 전체 승률 1위. 야구계 최고 명문팀답게 시즌 초반부터 순항하고 있다.
양키스를 이끄는 선수는 '더 캡틴' 데릭 지터 이후 처음으로 양키스의 공식 주장이 된 애런 저지. 양키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통산 3번이나 MVP를 수상한 저지는 오타니 쇼헤이(LAD)와 함께 현재 메이저리그를 양분하는 '초특급' 스타다.
하지만 올시즌 초반 양키스 타선을 가장 앞에서 이끄는 선수는 저지가 아니다. 1999년생 1루수 벤 라이스다(이하 기록 4/21 기준).
라이스는 21일까지 시즌 21경기에 출전해 .338/.476/.800 8홈런 18타점 1도루, 18볼넷 21삼진을 기록했다. 22경기에서 .232/.330/.598 9홈런 16타점 4도루, 11볼넷 29삼진을 기록한 저지를 홈런과 도루를 제외한 모든 지표에서 앞서고 있다. 라이스는 올시즌 양키스 팀 내 안타, 2루타, 타점, 볼넷,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등 거의 타격 전 부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팀 내에서만 돋보이는 것이 아니다. 라이스의 OPS 1.276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의 수치. 홈런 1위인 요르단 알바레즈(HOU, 1.215)보다도 높다. 타율은 전체 4위, 출루율과 장타율은 OPS와 함께 전체 1위다. 현 시점에서 라이스는 그야말로 메이저리그를 지배하는 타자다.
하위 라운더의 완벽한 반란이다. 1999년생 우투좌타 라이스는 특급 유망주가 아니었다. 대학 신인으로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해 양키스에 12라운드 전체 363순위 지명을 받았다. TOP 100 유망주 명단은 커녕 팀 내 TOP 30 유망주 명단에도 단 한 번 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단한 기대주가 아니었던 라이스다.
그도 그럴것이 원래 포수로 지명된 라이스는 대학리그에서 2년간 .242/.309/.364 1홈런 13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드래프트에서 주목을 받을 수가 없는 성적이었다. 양키스 입단 초기에도 첫 2년은 그리 돋보이지 못했다.
라이스는 2023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라이스는 2023년 싱글A와 더블A에서 총 73경기에 출전해 .324/.434/.615 20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단숨에 기대주로 떠올랐고 2024시즌에 앞서 양키스 팀 내 13위 유망주로 이름을 올렸다. 2024년 더블A와 트리플A에서 80경기 .273/.400/.567 24홈런 59타점 10도루로 활약했고 메이저리그 데뷔도 이뤘다.
데뷔시즌은 아쉬웠다. 라이스는 데뷔시즌 50경기에 출전했지만 .171/.264/.349 7홈런 23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는 선수였지만 정교함이 너무 부족했고 출루 능력은 있었지만 삼진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발전을 이뤘다. 빅리그에서 풀타임을 보내며 138경기에 출전해 규정타석을 소화했고 .255/.337/.499 26홈런 65타점을 기록해 타석에서 좋은 생산성도 보였다. 1루와 포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서 타석에서는 물론 수비 활용도 측면에서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거듭났다.
지난해 한 단계 성장한 라이스는 올해는 초반 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시즌에도 세이버 매트릭스 기대지표들이 실제 성적보다 훨씬 좋았던 라이스는 올해는 그 기대지표들을 실제 성적으로 연결해내고 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라이스는 올해 기대 가중출루율(xwOBA) 0.461, 기대타율 0.299, 기대 장타율 0.663, 평균 타구속도 시속 94.8마일, 배럴타구 비율 22.2%, 강타비율 64.4%, 스윗스팟 명중율 44.4%를 기록 중이다. 전부 메이저리그 상위 10% 이내에 해당하는 수치. 기대 타율(9%)을 제외하면 모두 상위 5% 이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타구를 날리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리그 최고 수준의 성적도 나오는 것이다.
양키스는 지난해 저지가 2년 연속 MVP를 거머쥐었지만 후안 소토가 뉴욕 메츠로 떠난 타선의 공백을 다 채우지 못하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는 라이스가 저지와 짝을 이루는 것을 넘어 저지 이상의 생산성을 보이며 양키스 타선을 이끌고 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페이스가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라이스는 시즌 초반 누구보다 빛나며 하위 라운드 지명자의 완벽한 반란을 꿈꾸고 있다. 과연 라이스가 지금의 페이스를 언제까지 이어갈지, 올시즌을 어떤 성적으로 마칠지 주목된다.(자료사진=벤 라이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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