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돔이 보여준 해법…천안아산돔구장, 상권·관광 잇는 복합거점 돼야

김영정 기자 2026. 4.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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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구장 건설 점검 시리즈] 천안아산 돔구장, 대한민국 문화산업 메카의 희망
<4> [해외 르포] 대만 유일의 돔구장 '타이베이돔'
건설 계획 31년·시행사 계약 17년 만에 건설
구상·발표 만으론 ‘역부족’… 대표적 사례 꼽혀
군시설·담배공장 운집 공간 新상권 형성 눈길
돔구장 외관, 관람객에 새로운 볼거리 제공해
WBC 유치하며 국제 스포츠 플랫폼으로 격상
쑨원기념관 등 관광동선과 맞물리며 경제효과
역 내부·보행 동선 교통 혼잡 과제 남기기도
규모·문화공연 계획 등 ‘닮은 꼴’ 천안아산돔
단기간 상권 팽창 대비한 정책 촉구 목소리도
관광·쇼핑·숙박 결합한 체류형 공간 조성 관건
타이베이돔 전경. 사진=김영정 기자 
타이베이돔  사진=김영정 기자 

[충청투데이 김영정 기자] 충남도는 지난 10일 '천안·아산 다목적 돔구장 건립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지난해 11월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천안아산돔구장 건립 구상을 발표한지 5개월만으로 이례적인 속도감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보고회에 따르면 천안아산돔구장 프로젝트는 2031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입해 KTX천안아산역 인근에 K팝 공연과 대형 전시회, 프로야구, 축구, 아이스링크가 가능한 5만 석 이상의 대형 돔구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도는 특히 2030년까지 6735억 원이 투입돼 건립되는 광역환승복합센터이 완공되면 돔구장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수도권에서 돔구장까지의 거리가 30분∼1시간 내에 연결되면서 지역 관광산업, 지역상권,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청투데이는 충남도가 천안아산돔구장 건립 계획 발표 이후 일본과 대만 등 돔구장을 건립해 운영 중인 해외 취재를 통해 향후 돔구장 건립과 방향, 비전 등에 대해 기획 시리즈로 제시하고 있다. <편집자주>

대만 유일의 돔구장 타이베이돔은 야구 경기와 대형 공연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2023년 12월 문을 연 이후 도시 경쟁력을 키운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다.

대만 현지 보도 등에 따르면 2024년 12월 대만 톱가수 주걸륜의 4회 공연 티켓 15만장이 5분만에 매진됐는데 당시 예매 접속자만 89만명을 넘겼다.

타이베이돔 최초의 해외가수 타이틀을 차지한 소녀시대 태연을 비롯한 케이팝 스타들과 세계적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의 공연도 잇따라 티켓 매진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타이베이돔 건설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2023년 완공된 타이베이돔은 1992년 타이베이시가 돔구장 건설 계획에 착수한 지 31년 만에, 2006년 사업시행자와 계약한 지 17년 만에 문을 열었다.

예산과 안전, 교통 문제에 정치적 변수까지 작용하면서 공사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고 그러는 사이 건설 기간이 무기한 연기됐다.

타이베이돔 관계자는 "돔구장 구상은 30여년 전 시작됐고, 실제 공사 기간은 8년가량 걸렸다"며 "중간에 시장이 바뀌면서 몇 년 동안 공사 중지가 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심에 몇 만 명이 몰리는 시설이다 보니 화재와 교통 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컸다"고 설명했다.

대형 프로젝트가 구상과 발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충남도가 추진 중인 천안아산돔구장 역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타이베이돔 전경. 사진=김영정 기자

-국제대회·대형 공연 잇단 유치… 완공 뒤 안착

2023년 12월 공식 개장한 타이베이돔은 도시의 흐름을 바꿨다. 군사시설과 낡은 담배공장 등이 운집한 공간에 대만 첫 돔구장이 들어서고 인근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면서 평소 사람의 발길이 뜸했던 곳에 인파가 분비기 시작했다. 유리와 금속이 교차하며 빛을 반사하는 돔구장 외관도 돔구장과 인근 관광지를 찾는 관람객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가 됐다.

타이베이돔은 대만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야구 경기와 함께 콘서트, 전시, 기업 행사 등으로 돔구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면서 인근에 다양한 시설이 지속적으로 확충되고 있다.

백화점과 지하상가 등 상권이 형성돼 쇼핑을 즐기는 관광객과 시민을 끌어모으고 있고, 현재 돔구장과 맞닿아 있는 백화점 건물과 상업시설이 추가 증축되고 있다.

국내외 대형 공연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2024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와 2025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 경기를 유치하면서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고, 대만 프로야구 경기로만 연간 70여만명의 관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대만 톱가수 주걸륜을 비롯해 케이팝 스타 등 해외 톱스타의 공연을 잇따라 유치하면서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돔구장 관계자 역시 "야구 뿐만 아니라 공연과 대형 행사를 함께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이 돔구장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타이베이돔 지하 상업시설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중인 이용객들. 사진=김영정 기자 

타이베이돔은 관광 동선과도 맞물린다.

돔구장 맞은편에는 중화민국 국부 쑨원을 기념해 세운 국부기념관(쑨원기념관)이 있다.

1972년 문을 연 이 시설은 전시실과 약 2600석 규모의 홀, 도서관 등을 갖춘 대표 관광지로,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국부기념관과 타이베이돔이 같은 MRT 국부기념관역과 연결돼 있다는 점은 이 일대의 강점이자 과제다.

돔구장 관람객과 관광객이 같은 동선을 이용하면서 유동인구를 끌어모으고 주변 상권에도 활기를 더하지만, 대형 경기나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역 내부와 주변 보행 동선, 도로 혼잡이 함께 커진다.

현지 관계자들은 행사 시작 두 시간 전부터 차량 정체가 나타나고, 경찰과 자원 인력이 교차로마다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지하 상업시설들이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영정 기자 
돔과 맞닿은 대형 상업시설 공사가 진행중인 모습 사진=김영정 기자 

-타이베이돔으로 본 천안아산돔구장 전망

충남도가 추진 중인 천안아산돔구장과 타이베이돔은 정책 프로젝트로 시작했고 규모, 스포츠와 문화공연을 함께 한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갖고 있지만 차이점도 분명하다.

타이베이돔이 대만 수도의 중심에 있다면 천안아산돔구장은 대한민국 국토의 중심에 자리한다.

천안아산돔구장은 수도권에 집중된 복합문화시설을 지방에 둠으로써 인구 분산과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넓히는 동시에 KTX 역세권 입지를 통해 뛰어난 접근성도 갖췄다.

특히 프로야구, 축구 등 스포츠 경기와 150일 이상의 공연을 유치한다는 계획도 강점으로 꼽힌다.

타이베이 돔 주변은 쇼핑몰과 식당, 관광 수요가 결합하며 새로운 상권으로 급부상하면서 방문객 증가와 함께 도시 브랜드 가치도 높였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교통 혼잡, 소음, 쓰레기 문제, 그리고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상인 교체라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역세권 중심 개발을 추진하는 천안아산돔구장 역시 단기간에 상권이 팽창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타이베이돔과 연결된 국부기념관역 사진=김영정 기자 

천안아산돔구장은 1조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특히 정부가 아닌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사업 추진의 지속성과 안정성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선 해외 사례에서 확인된 것처럼, 관광, 쇼핑, 숙박시설 등과 결합한 체류형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또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의 대형 스포츠 경기나 대형 공연 유치를 통한 흑자 운영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천안아산돔구장 성공의 열쇠는 얼마나 자주 쓰이고, 얼마나 돈이 돌며, 인근 지역의 상권과 연계된 상승효과를 이끌어낼 것인가에 따라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김영정 기자 yeongjeong08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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