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단위 하나에 갈리는 약국 재고…“30정 포장 선호”

최재경 기자 2026. 4. 2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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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일수와 포장단위 간 불일치…'남는 약은 불용재고'
약사공론DB.

의약품 포장단위 하나가 약국 재고 구조를 좌우할 수 있을까.

30일 처방이 일반화된 국내 의료환경과 달리, 일부 의약품은 여전히 28정 단위로 포장되면서 조제 과정에서 불용재고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 약사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30정 포장'을 꼽고 있다. 단순한 편의성 문제가 아니라 재고 관리와 손실 최소화 측면에서 실질적인 차이를 만든다는 이유다.

약국 현장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부분은 처방일수와 포장단위 간 불일치다.

현재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30일 처방을 기준으로 운영되지만, 일부는 28일 처방을 내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때 발생하는 재고 구조다. 28정 포장 의약품에 30일 처방이 나오면 약을 뜯어 조제해야 하고, 남은 포장에는 26정이 남는다. 반대로 30정 포장 의약품에 28일 처방이 나오면 2정만 남는다.

서울의 A약국 약사는 "28정 포장 의약품이 있는데, 어떤 의사는 30일 처방을 하고 어떤 의사는 28일 처방을 한다"며 "결국 약은 뜯어서 맞춰 나가게 되는데, 한 번 뜯긴 포장에는 26정이 남는다. 이건 사실상 재고로 묶이는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8일 처방이 나와도 30정 중 2정이 남는 구조가 약국 입장에서는 훨씬 손해가 적다"고 덧붙였다.

결국 '2정 잔여'와 '26정 잔여'는 단순 수치 이상의 차이로, 재고 회전율과 폐기 위험까지 좌우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최근 일부 제약사가 포장단위를 조정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액토스정'의 경우 기존 28정 포장에서 30정 포장으로 변경되며 현장 약사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A약사는 "포장이 30정으로 바뀐 건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약국에서 원하는 포장이 항상 30정은 아니지만, 이런 변화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B약사는 "최근 의약품 반품은 점점 까다롭고 어려워지고 있다"며 "개봉된 제품은 처방이 많지 않은 경우 사실상 재사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포장단위 불일치는 곧바로 약국의 재고 부담과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공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 입장에서도 비효율"이라며 "불용재고는 결국 유통 과정 전체의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