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용해 해고 전략 짰다가 자승자박… 크래프톤 2.5억 달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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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가총액 12조 원대의 글로벌 톱 게임사인 크래프톤의 자회사 핵심 경영진 해임과 관련해 크래프톤 대표가 내부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AI 챗봇에 유도 질문을 던진후 실행에 옮겼다가 대화 내용이 오히려 법원이 '부당해고'라고 판단하는 근거로 작용해 패소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미국 법원이 이 과정에서 크래프톤 대표가 챗GPT와 대화한 내용을 직접 증거로 인용함으로써, 기업이 인공지능(AI)에 물어본 내용은 변호사 - 의뢰인 비밀 유지권(ACP)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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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 대화록 인용 “부당해고”

요약
▶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가 내부 반대 경고에도 챗GPT를 통해 수립한 전략으로 자회사 경영진을 해임했다가 미국 법원에서 패소했다.
▶ 김 대표와 AI가 나눈 대화가 판결문에 상세히 인용됐다.
▶ AI와의 대화는 ACP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하는 판결이다.
최근 시가총액 12조 원대의 글로벌 톱 게임사인 크래프톤의 자회사 핵심 경영진 해임과 관련해 크래프톤 대표가 내부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AI 챗봇에 유도 질문을 던진후 실행에 옮겼다가 대화 내용이 오히려 법원이 '부당해고'라고 판단하는 근거로 작용해 패소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미국 법원이 이 과정에서 크래프톤 대표가 챗GPT와 대화한 내용을 직접 증거로 인용함으로써, 기업이 인공지능(AI)에 물어본 내용은 변호사 - 의뢰인 비밀 유지권(ACP)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Court of Chancery)은 지난 3월 16일(현지시간) 크래프톤이 미국 게임 스튜디오 '언노운 월즈'의 핵심 경영진을 해임한 것은 계약상 정당한 사유가 없는 부당한 조치(without valid cause improperly, seizing operational control)라며 크래프톤의 패소로 판단했다.
크래프톤은 2021년 게임 '서브노티카' 제작사 언노운 월즈를 인수하면서, 실적에 따라 기존 경영진에게 최대 2억 5,000만 달러를 추가 지급하는 언아웃(Earn-out·성과 기반 지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신작 '서브노티카 2'의 흥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언아웃 부담이 현실화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크래프톤 내부에서는 "정당한 사유로 해고(dismissal with cause)를 하더라도 언아웃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그러나 김창한 대표는 이와 상관없이 챗GPT에 언아웃 부담 해소 방안을 질의했다.
챗GPT는 처음에는 언아웃 취소가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 대표는 협상 결렬 시 대응 방안을 다시 물었고, 챗GPT는 전략과 실행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크래프톤은 이를 토대로 '프로젝트 X'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경영권 장악(take-over) 방안을 검토하고, 플랫폼 접근 제한과 대외 메시지 게시 등 조치를 진행했다.
크래프톤은 이후 "기존 경영진이 게임을 성급하게 출시하려 했다"는 이유로 해임을 단행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해임 사유가 계약상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해임을 무효로 했으며, 언아웃 평가 기간도 연장했다.
이번 판결은 내부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와 반대되는 의사결정이 추진된 점과, 그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정황이 소송에서 그대로 드러난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법원이 챗GPT와의 질의·응답 내용을 판결문에서 직접 인용한 점은, AI 활용 기록이 향후 분쟁에서 불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읽힌다.
미국 로펌들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 같은 점을 경고하고 있다. 뉴욕의 화이트칼라 부티크펌 셔 트레몬테도 홈페이지에서 "의뢰인이 AI를 활용해 작성한 문서를 변호사에게 전달하더라도 소송에서 공개되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수 기자 jskim@lawtimes.co.kr
조한주 기자 aweek@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