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 대표 공약 된 ‘기본소득’…지리산 등 난개발 견해는 제각각 [6.3 지방선거 장보기]

김태섭 기자 2026. 4. 22.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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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군수

보수 정당 아성에 도전장 낸 민주·무소속
논란 빚었던 환경 의제는 풀어야 할 숙제
기본소득은 밑바탕, 제각각 공약 내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지사와 도교육감, 시장·군수 선거 개요를 정리합니다. 지난 4년 행정과 이를 주도한 수장들을 되돌아봅니다. 이들보다 잘하겠다고 나선 다른 장 후보들도 함께 만납니다. 지역 현안까지 다뤄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에게 좋은 후보를 제대로 고르는 '장(長)보기'가 되도록 거들겠습니다.

산청군은 보수 정당 후보 강세가 이어진 곳입니다. 역대 산청군수 선거를 살펴보면 1995년 지방선거에서 권순영 군수가 무소속으로 당선된 사례를 제외하고는 줄곧 보수 정당 공천을 받은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특히, 이재근 전 군수는 2006년 지방선거에 이어 2010년 지방선거,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산청군에서는 처음 3선을 지낸 군수가 됐습니다.

보수 정당 강세 속 민주당 계열 후보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까지 이판근(2002년, 새천년민주당), 정막선(2006년, 열린우리당), 허기도(2018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도전장을 냈지만 당선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오히려 보수 정당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한 이들은 무소속 후보들이었습니다. 무소속 후보들은 대개 당 공천에 탈락한 현직이거나 유력 후보들로 날 선 경쟁을 벌였지만 정당 공천이라는 벽을 허물지는 못했습니다.

올해 산청군수 선거는 최호림(56) 산청군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하며 새로운 바람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도 행정가 출신 유명현(59) 전 경남도 균형발전본부장이 공천장을 받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습니다. 무소속으로는 이황석(63) 시천면 새마을회부회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선 경쟁 구도에 합류했으며, 밀실 공천과 정당공천제 폐해를 주장한 최재원(65) 전 사천부시장도 선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치열했던 국민의힘 경선, 민주당은 원팀

올해 산청군수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힘 경선에 눈길이 쏠렸습니다. 현장 정치인과 행정 전문가 대결로 이어진 경선은 이승화 산청군수, 박우식 경남도 건설방재국장 직무대리, 유명현 전 경남도 균형발전본부장 대결로 압축됐습니다. 경선 초반부터 '행정 전문성이냐, 풍부한 현장 정치 경험이냐'로 맞섰던 3명 후보는 경선 막판까지 치열한 대결 이어갔습니다. 이 군수는 '검증된 뚝심'을 내세우며 재선 발판을 노렸고, 박 예비후보는 40년 공직 경험을 살려 '일 잘하는 군수' 이미지 내세웠습니다. 유 예비후보도 행정 전문가 경력을 앞세워 새로운 인물을 강조하며 '물갈이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결과는 유 예비후보가 현직 군수를 꺾고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선출되는 이변을 만들어냈습니다. 보수 유권자 사이 공감대를 형성한 세대 교체론에 힘이 실리며 유명현 예비후보가 본선에 진출한 것입니다.

국민의힘이 경선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사이 더불어민주당은 최호림 예비후보를 중심으로 빠르게 세력을 결집했습니다. 원팀 구호를 내세워 당 내부 결속은 물론 중앙당과 광역·기초가 맞물리는 연대를 추진해 변화하는 산청의 미래상을 전달했습니다. 구체적인 전략으로는 보수세가 강한 지역 특성상 당 색깔을 앞세우기보다 실질적으로 산청을 바꿀 수 있는 실용주의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산청군의원 라 선거구를 제외한 모든 선거구에서 후보를 내며 선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라선거구에 출마하는 이종혁 진보당 군의원 예비후보와는 정책 연대로 범 진보연합 전선을 구축해 보수 정당 아성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산청난개발대책위 회원들이 산청군청 앞에서집회를 열고 삼장면 지하수 고갈문제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DB

지리산 케이블카, 삼장면 지하수 등은 쟁점

산청군 현안을 살펴보면 환경 의제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논란을 빚었던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과 삼장면 지하수 사업, 차황면 골프장 건립 사업 등은 이번 선거에서도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산청군은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함께 경쟁했던 함양군은 2024년 '산청군 단일노선'으로 정리되면서 경쟁에서 물러났습니다. 경남도는 산청군과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 추진 보조를 맞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정부가 울산 울주군이 추진하는 영남알프스 신불산군립공원 케이블카 사업과 관련해 사업 재검토를 요청한 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을 보내며 사업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를 정권 교체 이후의 긍정적인 정부 정책 방향으로 보며 경남 지역 케이블카 사업에도 적용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삼장면 ㈜지리산산청샘물 취수량 증량 허가 사태는 삼장지하수보존비상대책위원회와 지리산지하수지키기공동행동을 비롯한 전국 환경단체가 대정부·국회 투쟁에 나서며 전국 환경 의제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삼장면 주민들은 2년 넘게 지하수 고갈 피해를 호소했지만 낙동강유역환경청과 경상남도는 지난 1월 증량 허가를 강행했습니다.

차황면 골프장 건립과 관련해서 반대주민대책위원회는 "골프장 예정지는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 준비를 위해 국비 50억 원을 들여 조성한 약초 단지"라면서 "또한 차황면은 2005년 도지사가 찾은 이후 광역친환경농업단지로 지정된 곳"이라며 건설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최호림 예비후보는 기후 환경 전문가를 자처하며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산청의 자연 가치를 지키면서 소득을 창출하는 방식을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난개발을 반대하며 '스마트한 보전'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유명현 예비후보는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의 경우 친환경 개발을 전제로 자율주행 차량을 이용해 케이블카 설치 지역을 최소화하는 등 지리산권 개발로 경제적 파급 효과 극대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최재원 예비후보는 합리적 조화와 주민 이익 극대화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무조건적인 찬성이나 반대보다는 행정적 절차 투명성과 피해 최소화 대책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 논란에도 덕산댐 건설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지역 개발로 지역소멸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 밑바탕, 지역 발전 전략은 제각각

산청군수 예비후보들은 기본소득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후보 모두 지역소멸 대응과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복안으로 기본소득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최호림 예비후보는 기본소득에 햇빛연금까지 더해 주민 소득의 폭을 높이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지역 발전 전략은 제각각 달랐습니다. 최호림 예비후보는 경로당 3.0 (일자리형 경로당)과 민주당 중앙연수원 유치, 11개 읍면 맞춤형 핀셋 공약을 제시하며 '안전한 산청, 미래 100년'을 약속했습니다. 유명현 예비후보는 농어촌기본소득, 우주항공 배후도시·세라믹 특화단지 조성, 생활인구 맞춤형 정책을 제시하며 '돈 버는 군수, 효자 군수'를 강조했습니다. 최재원 예비후보는 전 군민 기본소득, 덕산댐 건설 추진, 우주항공산업 특별시 도약을 제시하며 '전국에서 가장 살고 싶은 산청'을 공약했습니다.

후보별 눈에 띄는 공약으로는 경로당 3.0 사업과 우주항공 배후도시, 덕산댐 건설입니다. 최호림 예비후보가 공약한 경로당 3.0 사업은 경로당이 단순한 복지 시설을 넘어 마을 주거와 돌봄, 일자리가 결합된 생활 거점으로 재구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기본사회 가치를 산청 실정에 맞게 녹여낸 공약입니다. 유명현 예비후보의 우주항공 배후도시 공약은 사천·진주의 우주항공 기반 시설과 연계해 산청을 첨단 산업의 배후 거점으로 도약시키는 계획입니다. 산청에 우주항공 관련 부품과 소재 산업을 수용할 수 있도록 배후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최재원 예비후보의 덕산댐 건설은 지리산의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해 경남과 부산에 맑은 식수를 공급하고, 그 수익금을 산청군민에게 나눠주겠다는 계획입니다. 산청의 고질적인 문제인 낮은 재정자립도와 인구 소멸 위기를 해결할 복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