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엄지발 변형, 방치땐 보행 장애도

차형석 기자 2026. 4. 22.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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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볼 좁은 신발·하이힐 착용 등
엄지발가락 휘어 돌출·통증 반복
평발·인대이완 등 유전 요인 영향
보행 불균형이 무릎·허리 통증 동반
둘째 발가락 변형땐 관절염 위험도
초기엔 깔창·운동 등 보존치료 우선
일상 지장땐 수술적 교정도 고려
조기진단 통한 체계적 치료 중요
▲ 윤창현 좋은삼정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무지외반증이 의심되는 환자의 엑스레이상 발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대 때부터 하이힐을 즐겨 신었던 30대 직장인 A(여)씨에게는 말못할 고민이 있다. 엄지발가락 옆이 튀어나오는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구두를 신을 때마다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물론,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식당 등 실내장소도 자연스레 꺼리게 되는 것이다.

A씨처럼 '무지외반증'으로 고통을 겪거나 고민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고, 발 안쪽 뼈가 튀어나오는 '무지외반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형이 심해지는 진행성 족부 질환이다. 증상이 악화되면 만성 통증과 보행 장애는 물론 2차 관절염과 전신 근골격계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체계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좋은삼정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윤창현 과장과 무지외반증의 원인과 치료 및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진행성 질환…만성 통증·보행 장애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제2발가락 방향으로 외측 편위되고, 동시에 제1중족골이 내측으로 벌어지는 삼차원적 변형이다. 이로 인해 중족지관절(발의 중족골과 근위 발가락뼈 사이의 관절)의 정렬이 틀어지고, 관절을 지지하는 인대와 힘줄의 균형이 무너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변형은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자연적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

윤창현 좋은삼정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정상적인 보행에서는 엄지발가락이 지면을 밀어내는 추진력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며 "그러나 무지외반증이 발생하면 체중 부하가 발의 외측으로 이동하게 되고, 그 결과 다른 발가락과 중족골 부위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진다. 이러한 압력 불균형은 굳은살, 통증, 피로감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발생 원인은 복합적이다. 윤창현 전문의는 "유전적 소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실제로 가족 내 발생 빈도가 높다"며 "평발이나 인대 이완, 여성 호르몬 변화, 노화에 따른 연부조직 약화 역시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발볼이 좁은 신발이나 높은 굽은 변형을 촉진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평균 수명의 증가와 활동량 변화로 인해 고령층에서도 환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초기에는 발 안쪽 돌출 부위의 경미한 통증과 붓기로 시작한다. 신발에 닿는 부위가 반복적으로 자극을 받으면서 염증이 발생하고, 활액낭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만성화되고, 보행 시 불편감이 점점 커진다.

변형이 진행되면 둘째 발가락이 구부러지거나 위로 들리는 망치족지(발가락의 첫째 마디가 구부러진 질환) 변형이 나타날 수 있다. 발가락이 서로 겹치면서 신발 착용이 더욱 어려워지고, 발바닥에는 굳은살과 티눈이 반복적으로 생긴다. 엄지발가락 관절의 연골이 마모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해 통증과 운동 제한이 심화된다.

윤 전문의는 "특히 엄지발가락의 배굴(발이나 발가락을 손등이나 발등 쪽으로 굽히는 일)이 제한되면 보행시 추진력이 감소하고, 보행 패턴이 비정상적으로 변한다"며 "그 결과 무릎, 고관절, 허리 통증으로 이어지는 연쇄적 근골격계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발의 변형이 단지 국소적 문제가 아니라 전신 균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정확한 진단과 감별이 중요

무지외반증의 진단은 이학적 검사와 체중부하 방사선 촬영을 통해 이루어진다. 방사선 검사에서는 무지외반각과 제1·2중족골간각을 측정해 변형의 정도를 수치화한다. 각도에 따라 경도, 중등도, 중증으로 구분하며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윤 전문의는 "류마티스 관절염, 통풍, 강직성 질환 등 다른 관절 질환과의 감별도 필요하다"며 "특히 통증이 심하거나 관절 강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추가 검사를 통해 다른 원인을 배제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져야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치료는 환자의 연령, 활동 수준, 통증 정도, 변형 각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보존적 치료는 초기 단계에서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발볼이 넓고 굽이 낮은 신발을 선택하고, 기능성 깔창을 사용해 체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윤 전문의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통해 염증과 통증을 조절할 수 있으며, 발바닥과 발 내재성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은 장기적인 안정성 유지에 기여한다"며 "체중 조절 역시 발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관리 요소다. 보존적 치료는 변형을 완전히 교정하기보다는 진행 속도를 늦추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중등도 이상의 변형이 있거나 통증이 지속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경우 수술적 교정을 고려한다. 수술의 목표는 단순히 돌출된 뼈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벌어진 제1중족골을 교정해 발의 정렬을 회복하는 것이다.

윤 전문의는 "대표적인 방법은 절골술(osteotomy)로, 변형 위치와 각도에 따라 다양한 기법이 적용된다"며 "필요에 따라 연부조직 교정을 병행한다. 최근에는 최소침습수술 기법이 발전하면서 절개 범위를 줄이고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에는 일정 기간 특수 신발을 착용하고 체중 부하를 조절해야 하며, 단계적인 재활 과정을 거쳐 정상 보행을 회복하게 된다. 무지외반증은 수술 후에도 생활 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재발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윤 전문의는 "발에 맞는 신발 착용, 높은 굽의 장시간 착용 자제, 규칙적인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 운동이 도움이 된다"며 "변형이 심해질수록 치료 범위가 넓어지고 회복 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발 통증을 단순 피로로 넘기지 않고 조기에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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