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와 보안 문제 갈등 틈타 유럽 각국, AI 기업 유치 나서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 역에서 서쪽으로 10분가량 걸어가면 고층 빌딩 밀집지가 나타난다. 영국 정부가 ‘영국판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2014년 발족한 ‘놀리지 쿼터(KQ)’의 기술 기업 구역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은 최근 이 구역 내 약 4만8000㎡ 규모의 사무 공간을 확보했다. 최대 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앤트로픽은 현재 런던에서 근무하는 200명에 더해 추가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글로벌 AI 기업들이 보안 문제로 미국 정부와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지만, AI 기반을 확대하려는 유럽의 수요는 뜨거워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자국 AI 스타트업 지원과 동시에 미국 AI 기업 유치에도 한창이다. 오픈AI도 최근 런던 킹스크로스 지역에 약 2만6000㎡ 규모의 사무 공간을 확보해 런던을 미국 외 최대 연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프랑스는 정부 주도하에 ‘AI 프랑스’ 구축을 위해 활발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연구개발 세액 공제, 규제 샌드박스 등 정책으로 2024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40억유로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이끌어 냈다. 구글은 독일 정부의 러브콜을 받고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인근 지역에 55억유로를 투자해 데이터 센터 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아마존은 올 초 스페인에 337억유로 규모의 AI 인프라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높은 에너지 비용과 환경 규제는 걸림돌이다. 최근 오픈AI가 엔비디아 등과 협력해 영국 뉴캐슬 인근의 코발트 파크 등에 대규모 GPU 인프라를 구축하려던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이 대표적이다. 영국의 높은 에너지 비용과 AI 규제 불확실성이 중단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규제 환경과 에너지 비용이 장기 인프라 투자를 지원할 수 있는 조건이 될 때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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