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논란의 ‘구성 핵시설’ 위성에 포착…정보제한 논란 ‘점입가경’

이예린,김경진 2026. 4. 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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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비밀 핵무기 저장고로 의심되고 있는 평안북도 구성시 용덕동 핵시설을 현대화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용덕동 핵시설은 핵무기용 고폭실험장이 위치한 곳으로, 북한의 핵무기 연구개발의 핵심 거점으로 분류됩니다.

2021년에는 핵무기 저장고를 은폐할 목적으로 보이는 구조물이 세워졌다는 보도가 나왔고, 당시 국방부가 "한미 양국이 북한 핵시설에 대한 활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용덕동에 새 구조물 설치…핵무기 고도화 실험 진행되나

KBS가 민간위성 서비스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용덕동 시설 내 새 구조물들이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폭발물 저장고로 추정되는 구조물입니다.


북한은 당초 다섯 개 동이었던 구조물 가운데 2개 동을 지난해 7월 철거한 뒤, 직사각형 형태의 새 구조물을 설치했습니다.

저장고를 하나로 통합해 내부 동선을 줄이고 관리 효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어 북한은 나머지 세 개 동도 차례로 철거한 뒤, 새 구조물을 세웠습니다.

외부 감시를 피하고, 더 많은 물자를 저장하기 위한 '시설 현대화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바로 옆 'ㄱ'자 건물 뒤에도 흰색 구조물이 새로 설치됐는데, 민감한 물질을 보관하기 위한 격리형 시설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시설 내 또다른 건물은 지붕이 파란색으로 바뀌었는데, 노후 시설 보수에 가깝습니다.

정성학 한국우주안보연구소 전문위원은 "새로운 구조물이 포착되고, 지붕 개량도 확인되면서 핵무기 고도화 정밀 실험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습니다.

■ 정동영 장관 지목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 위성 포착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공개 거론해 미국이 항의했다고 알려진 핵시설의 최근 모습도 KBS가 확인했습니다.

평북 구성시 용덕동에서 약 18킬로미터 떨어진 방현동 장군대산 지하로, 2016년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농축시설 의심 장소로 지목한 곳입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가동된 것으로 추정되는 노후된 시설이지만, 최근 진입로에서 항공기가 포착돼 물자 이동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우리도 알고 미국도 알고 북한도 아는데…미국의 문제제기 왜?

이 시설들은 미국의 CSIS와 ISIS, 미들베리연구소 등이 보고서를 통해 분석한 바 있고, CNN을 비롯한 유수 언론이 관련 내용을 입수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미 전세계에 널리 알려진 곳"이라며 정 장관의 구성시 언급이 정보 유출이 아니라고 반박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정부가 이달 초 보안조사를 한 결과, 정동영 장관이 미국이 제공한 정보로 구성 관련 발언을 했다는 정황은 나오지 않은 거로 알려졌습니다.

정부 고위 당국자인 정 장관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처음 공식적으로 언급했단 점에서 '보안을 우선시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들을 순 있지만, 미국이 제공한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는 비난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올 법 합니다.

미국 올브라이트 ISIS 소장 보고서를 보면, 구성에 원심분리기 200~300개 정도가 있다고 했어요. 우리 전문가 사이에서는 다 알고 있는 얘기고. 정부 당국자가 구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비밀을 폭로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북한도 알고 있고 우리도 알고 있고 미국도 알고 있는데 어떻게 비밀이냐는 거예요.
- 이춘근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사

기밀 정보 유출 문제가 언론을 통해 수면 위에 드러나는 일은 이례적입니다.

이번 사태의 이면에는 정동영 장관의 일방적인 대북 정책에 대해 누적된 불만이 표출된 거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정동영 장관은 그동안 한미연합훈련 조정과 비무장지대 DMZ활동 권한 등을 두고 미국과 이견을 보여왔습니다.

또 이번 사태를 정부 내에서 대북 정책을 우선하는 이른바 '자주파'와 한미동맹을 우선하는 '자주파'의 갈등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정부는 일단 이번 사태로 한미 간 대북 정책 공조엔 이상이 없으며 지난 19일 탄도미사일 발사도 한미가 동시에 감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한미 간 대북 공조는 촘촘한 정보 공유가 중요한 만큼, 작은 사안에서도 이상 기류가 생기지 않도록 외교적 역량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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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yerin@kbs.co.kr)

김경진 기자 (kj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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