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아들·교수 딸 골라 ‘마약 봐주기’…현실판 부패 세관원 재판행
[앵커]
영화 속에서 종종 그려지는 부패한 세관원의 뒷거래 범죄, 현실에도 있었습니다.
마약 사범을 붙잡은 뒤 부모의 재력을 확인하곤, 억대 뇌물을 뜯어낸 혐의로 관세청 수사팀장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우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80년대 부패한 세관 공무원의 민낯을 그린 영화 '범죄와의 전쟁'.
[영화 범죄와의 전쟁/2012 : "(얼마 안 되는데 이거 뭐 식사라도 좀….) 아이 뭐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같은 세관 가족끼리 뭐…."]
40여 년이 흐른 지금도 다를 게 없었습니다.
관세청 서울세관 특별사법경찰 수사팀장이었던 49살 박모 씨.
마약 밀수를 적발하면 피의자를 압수수색 하며 배경을 면밀히 훑었습니다.
피의자 부모의 직업과 재력을 보고 돈이 될 만한 대상을 고른 겁니다.
박 씨는 2023년 9월 코카인을 밀수한 자녀를 둔 중소기업 회장에게 '구속되지 않게 해주겠다'며 5천만 원을 받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석 달 뒤엔 합성대마 피의자의 어머니인 대학교수에게 사건 무마를 대가로 2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미신고 수입 사건에도 손을 댔습니다.
업체 대표에게 "관세 포탈로 벌금만 10억 원이 나올 것"이라며 사건을 무마해 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박 씨가 챙긴 돈은 검찰이 확인한 것만 1억 4,500만 원.
가상화폐 투자금을 마련하려고 뇌물을 받아온 걸로 조사됐습니다.
앞서 관세청은 박 씨를 '뇌물 요구' 혐의로만 고발했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실제로 돈을 받은 사실이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사법경찰관이 자체적으로 조사를 끝내는 '내사 종결'은, 검찰에 따로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박 씨를 구속기소하고, 추가 범죄가 있는지 살펴볼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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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준 기자 (univers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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