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즈타바도 중재 못한다... 이란 종전협상 앞두고 내홍

최혜승 기자 2026. 4. 2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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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바프 의장(왼쪽)과 바히디 사령관/EPA연합뉴스

이란 지도부가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협상파와 강경파로 나뉘어 권력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내부에선 협상에 반대하는 강경파가 득세하고 있으며 새 최고 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중재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20일 보고서에서 “이란 측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과 협상 반대파인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사이 심각한 논쟁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갈리바프 의장은 지난 18일 이란 국영방송에서 미국과의 외교가 이란의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하다며 협상을 옹호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참모 회의에서 강경파 관료를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사실상 바히디 사령관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혁명수비대는 대미 협상단이 IRGC를 대변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1차 종전 협상을 마치고 이란 대표단이 자국에 복귀하자 혁명수비대는 이들에게 이런 입장을 통보했다고 미국 악시오스는 20일 보도했다. 또한 협상단이 허용된 권한을 넘어섰다며 이들을 테헤란으로 소환했다고 한다. 한 미국 관료는 “누가 실권을 쥐고 있는지 우리도 확신하지 못하며 그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현재 이란 내 권력 판세는 강경파인 바히디 사령관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ISW는 분석했다. 바히디 사령관이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직접 소통하는 유일한 이란 관리로, 주요 결정을 다른 관계자들에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관리들과 모즈타바의 직접적인 소통 부재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 중대한 장애물로 꼽힌다. 또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전임자이자 아버지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달리 파벌 간 중재 역할을 하지 않아 정권 내 갈등을 더욱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

갈리바프 의장이 외교적 합의 도출에 주력하는 것은 정권 내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자국 내 정치적 입지를 지키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ISW는 “만약 갈리바프가 의회 의장직에서 해임된다면 그의 국내 입지에 큰 타격을 주고, 바히디 사령관에게는 승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 지도부의 내홍은 1차 종전 협상 때도 드러났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슬라마바드에 파견된 이란의 협상단 규모는 약 80명이었으며 그중 약 30명이 결정권자급 인사였다. 대표단에는 2015년 오바마 행정부와 핵 합의에 참여한 외교관부터 미국을 “사악한 노란 개”로 부르는 강경파 인사까지 포함돼 내부 논쟁이 격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중재국인 파키스탄이 이란 협상단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을 중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전해진다.

미국 CNN 방송은 미국과 이란의 2차 회담이 22일 오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21일 오전 파키스탄으로 향한다. 이란 측에서는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협상단을 이끈다. 양국은 첫 협상에서 우라늄 농축 제한, 호르무즈 해협 개장, 대이란 제재 완화 등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고 이후 파키스탄을 통한 물밑 대화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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