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써 낙찰받고 '먹튀'…서울 학교 수영장 4곳 중 1곳 문 닫았다

안재광 2026. 4. 2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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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전농동 전곡초에 동대문구, 서울시의회, 서울교육청 관계자와 학부모가 모였다.

21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서울 시내 학교 수영장 가운데 운영이 중단된 곳은 10군데에 이른다.

일원동 영희초는 지난해 하반기 입찰에서 낙찰가율이 300%를 웃돌며 운영 부실 우려로 교육청 중점 관리 대상에 올랐다.

전곡초 수영장은 예정 가격이 1억3600만원이었는데 최종 낙찰가는 5억9700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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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업체, 예정가 4배로 낙찰 뒤
회원권 팔아 현금 챙기고 폐쇄
체납 떠안은 학교, 교육비로 메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7일 서울 전농동 전곡초에 동대문구, 서울시의회, 서울교육청 관계자와 학부모가 모였다. 수영장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전곡초 수영장은 지난해 11월 민간 운영업체의 사용료 체납으로 사용 허가가 취소된 이후 운영을 멈췄다.

이 업체가 체납한 금액은 사용료 5억8000만원과 수도 요금 7000만원 등 총 6억5000만원에 달한다. 업체 측이 사용 허가 취소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수영장 폐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사태는 전곡초만의 문제가 아니다. 21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서울 시내 학교 수영장 가운데 운영이 중단된 곳은 10군데에 이른다. 수영장이 있는 학교 48곳 가운데 민간 업체에 운영을 위탁한 42곳 중 24%가 시설이 폐쇄됐다.

강남구 신사동 신구초는 업체 체납과 불법 증축 문제로 소송 중이다. 성내동 성일초는 2021년 업체의 기습 폐쇄 이후 수년간 방치됐다. 일원동 영희초는 지난해 하반기 입찰에서 낙찰가율이 300%를 웃돌며 운영 부실 우려로 교육청 중점 관리 대상에 올랐다.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게 최고가 낙찰제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르면 행정재산을 민간에 빌려줄 때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해야 한다.

전곡초 수영장은 예정 가격이 1억3600만원이었는데 최종 낙찰가는 5억9700만원에 달했다. 낙찰가율이 420%를 넘었다. 업체는 낙찰받기 위해 무리한 금액을 써낸 뒤 1~5년 치 장기 회원권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패턴을 보인다. 이 자금이 고갈되면 사용료와 공공요금을 체납하고 운영을 중단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민간 업체의 부실 운영은 학생 피해로 직결된다. 업체가 공공요금을 안 내면 학교가 학생 교육을 위해 편성한 운영비로 대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곡초는 미납된 수도 요금 7000만원을 학교 예산으로 해결했다.

대안 사례로는 이태원동 이태원초가 꼽힌다. 이곳은 학교와 교육청, 용산구가 협약을 맺고 구 산하 시설관리공단에 수영장 운영을 위탁했다. 공공기관이 운영을 맡아 체납과 ‘기습 폐쇄’ 리스크를 차단했다. 주민 만족도가 높고 운영도 안정적이다. 수익성보다 공공성에 무게를 둔 결과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을 위해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고가 방식 대신 업체의 역량을 평가하는 종합평가낙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공공기관의 위탁 운영을 확대하거나 업체의 재무 건전성을 검증할 적격심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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