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A급 전범 합사 야스쿠니에 봉납

김기범·정희완 기자 2026. 4. 2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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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반발 고려 직접 참배는 보류
외교부 “일본 지도부에 깊은 유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등이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한 마사카키 화분. 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1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교도통신, NHK 등은 다카이치 총리가 이날 시작된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에 맞춰 ‘내각총리대신 다카이치 사나에’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고 전했다.

이번 봄 예대제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후 처음 맞는 야스쿠니 신사의 대형 참배 기간이어서 직접 참배할지 관심이 쏠렸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전에는 매년 봄과 가을 예대제, 일본 패전일인 8월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23일까지인 춘계 예대제 기간 참배는 보류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총리가 참배할 경우 한국, 중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밖에 없어 외교 문제화를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자민당 총재직만 맡고 있을 때도 참배는 하지 않고 ‘다마구시’로 불리는 공물 대금을 사비로 봉납한 바 있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2015년 당시 아베 신조 총리가 마지막이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공물만 봉납한 이유에 대해 “개인 입장에서 마사카키를 봉납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입장을 밝힐 사안은 아니라고 인식한다”고 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을 전후해 일본이 벌인 주요 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246만여명을 신격화해 제사를 지내는 일본 최대 규모의 신사다. 그중 90%가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으며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 소셜미디어 계정 ‘쥔정핑’은 “일본 정치인들의 이러한 반복적 행위는 본질적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전범을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김기범·정희완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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