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이젠 옛말' … 학교 절반만 시행

하성진 기자 2026. 4. 2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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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중학교 비숙박형 추진 결정 … 타지역도 비일비재
학생·학부모 동의율 70~80% 불구 교사 4.6% 불과
사고 위험·운영 부담·면책 규정 미비 … 제도 개선 촉구
자료사진. /연합뉴스 제공

[충청타임즈]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사, 친구들과 함께 교실 밖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교사들이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으로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을 꺼리기 때문이다.

충북 진천군의 한 중학교는 올해 2학년 수학여행을 비숙박형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숙박형 수학여행에 대한 희망 여부를 조사한 결과 동의율이 55.8%로 그렇게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 동의율은 각각 78.6%, 84.1%로 높았지만, 교사 동의율은 4.6%에 그쳤다.

이런 사정은 비단 충북만이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충북은 물론 전국에서 많은 학교가 그동안 2박3일이나 3박4일간 수학여행을 실시했지만 이제 사고 우려로 숙박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일정을 축소하고 있다.

수학여행과 수련회 등 숙박형 체험학습을 가는 학교가 전국에 절반가량 뿐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2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전국 분회장 789명을 대상으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1년간 학교에서 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53.4%뿐이었다.

당일치기 소풍인 비숙박형 현장체험학습만 갔다는 응답이 25.9%, 교내 체험 활동만 했다는 응답이 10.8%였다.

모든 형태의 현장체험학습을 사실상 중단했다는 응답도 7.2%나 됐다.

교사들은 현장체험학습이 교육활동이라기보다는 `고위험·고부담 업무'로 인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교사가 형사책임까지 질 수 있어 불안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89.6%, 준비 과정의 행정업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응답은 84.0%에 달했다.

이는 체험학습 기간 발생한 사망사고와 맞물려 더욱 위축됐다.

지난해 11월 초 제주 서귀포시의 한 호텔에서 수학여행 온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8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앞서 3년 전 강원도 속초시에서 한 초등학생이 숨진 사건은 전국 교육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2022년 11월 속초시의 한 테마파크에서 현장체험학습을 하던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사망했다. 담임교사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1월 2심 판결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교육계에서는 교사들이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으로 현장체험학습을 꺼리는 상황에서 교육부 등 당국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장체험학습과 관련한 교사들의 면책 규정이 미비하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현장체험학습 관련 개선책으로 가장 필요한 것 역시 교사 형사책임 면책 강화(80.9%)가 가장 많이 꼽혔다.

전교조는 "사고 위험과 운영 부담이 큰 숙박형 체험학습에 대한 운영 기준을 재검토하고 행정 업무를 과감히 정비해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 등 교육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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