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하루 더”…늦어지는 미·이란 협상

정유진·윤기은 기자 2026. 4. 2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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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간벌기 나서…이란은 “검토” “보복” 내부 엇박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시한을 “22일 저녁”(한국시간 23일 오전)으로 늦춰 설정했다.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하루 더 시간 여유를 둔 것이다. 휴전 시한 만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미국은 종전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J D 밴스 부통령을 파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인터뷰하며 “휴전은 워싱턴 시간으로 수요일(22일) 저녁에 만료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7일 2주간 휴전에 합의해 애초 21일까지가 휴전 시한으로 여겨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을 벌고자 기점을 탄력적으로 해석해 사실상 하루 연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CNBC 인터뷰에서 휴전 연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내 생각에 그들(이란)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결국 훌륭한 합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저녁 시한까지 이란과 휴전 연장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폭탄 투하를 예상한다”고 압박했다.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정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이란 협상단이 협상 참여 여부에 대한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결정을 기다렸고, 20일 밤 ‘협상을 해도 좋다’는 승인이 떨어졌다며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협상이 실제로 개최될지 양측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미·이란 양측 모두 내부에서 엇갈리거나 모순되는 신호가 나왔다.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상대방을 교란하려는 전술일 수도 있다. 동시에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데서 오는 절망감, 불안정한 심리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전쟁이 장기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계산된 전략보다 감정과 충동에 따라 움직이면서 참모들도 당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합의 불발 시 폭탄 투하 예상” 최후통첩

이란 또한 내부에서 엇갈린 신호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한 익명의 이란 관리들은 협상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고, 또 다른 이란 관리 2명은 뉴욕타임스(NYT)에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이란 대표단이 21일 이슬라마바드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대표단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이날 엑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봉쇄 조치를 단행하고 휴전 합의를 위반하며 협상 테이블을 ‘항복의 테이블’로 변질시키려 한다”며 “위협의 그림자 아래에서 이뤄지는 협상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지난 2주간 전장에서 새로운 카드를 꺼낼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이 다음 협상에 참여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불발될 경우 전투를 재개하겠다는 최후통섭성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며 이란에 대한 압박 강도도 높였다. 그는 “이란은 우리의 봉쇄로 하루에 5억달러씩 손해를 보고 있다.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해제는 없다”면서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체결된 핵합의보다 이란으로부터 더 큰 양보를 얻어낼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이란은 21일에도 해상에서 군사적 대치를 이어갔다. 미국은 이란을 오가는 선박을 통제하며 무국적 제재 선박인 동력 유조선 티파니호를 나포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앞서 이란은 휴전 기간에 호르무즈 해협을 잠시 개방했다가 다시 통제에 들어갔고 인도 국적 유조선 등에 공격을 가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윤기은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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