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빼려 '빚' 낸다…허리 휘는 인천 세탁업계
세탁용 기름 1드럼 기준 60만원
수거 차량 유류비·포장재 가격
줄줄이 인상 “작년 比 3배 올라”
손님 이탈 우려에 요금도 동결
재사용·포장 축소로 '버티기'

중동 정세 불안 속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인천 세탁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공공 세탁서비스를 수행하는 장애인보호작업장부터 특수 세탁업체, 영세 세탁소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21일 인천 계양구 한 장애인보호작업장은 드라이클리닝에 쓰이는 세탁용 기름 가격이 올봄 1드럼(200ℓ) 기준 42만원에서 이달 60만원으로 오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이불과 패딩 등을 직접 수거해 세탁 후 배송까지 하는 '공감세탁서비스'를 운영 중인 이곳은 전체 물량의 20%를 드라이클리닝으로 처리하고 있다.
작업장 관계자는 "하루 20가구 정도의 세탁물을 수거해 옷 40벌, 이불 60개가량을 처리하고 있다"며 "드라이클리닝 용제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수거·배송 차량 유류비와 세탁 비닐 등 관련 물품 가격상승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동구에서 소방 방화복과 호텔 침구류, 명품 신발·의류 등을 전문적으로 세탁하는 업체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529㎡(160평) 규모의 대형 세탁공장에서 100㎏급 세탁기 3대를 가동 중인 이 업체는 물세탁과 스팀·건조 비중이 높아 가스·수도요금 영향이 크다.
특히 방화복과 침구류 위생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포장 비닐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부담이 커졌다.
업체 대표는 "보름 전 58만원을 주고 두 달치 포장 비닐을 구입했는데, 이전에는 35만원이면 충분했다"며 "흰 세탁물은 차량에 그대로 실으면 오염될 수 있어 대형 비닐 포장이 필요하고, 방화복도 5벌 단위로 모두 비닐을 씌워야 한다"고 전했다.
전반적인 자잿값 상승 속에 영세 세탁업소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인천 서구에서 15년째 세탁소를 운영하는 심모(58)씨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기름 가격이 3배 가까이 뛰었는데 공급도 원활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선 기름 재사용이나 비닐 포장 축소 등으로 버티기에 나선 모습이다.
서구의 또 다른 업주는 "화재 위험 때문에 잘 쓰지 않던 용제 회수기를 돌려 사용한 기름을 정화해 다시 쓰고 있다"며 "부자재 비용을 줄이기 위해 포장 비닐 사용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늘어난 비용을 세탁비에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가격을 올릴 경우 손님 이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미추홀구의 한 신발 세탁소 업주는 "신발 세탁비용은 예전 수준으로 유지 중"이라며 "자잿값은 무섭게 오르는데 매출은 제자리걸음이라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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