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천재의 '실패'와 바보의 '성공'

김명균 주필 2026. 4. 2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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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균 주필

어학사전은 '천재'를 선천적으로 타고난,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 '바보'는 지능이 부족해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다. 얼핏 과장처럼 들리지만, 현실과 부합하는 말이다.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세상은 능력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한다.

니콜라 테슬라는 교류 전기 시스템을 개발해 인류의 전력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꾼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사업 감각의 부족과 현실 정치에 대한 무지 속에서 가난하게 생(生)을 마감했다. 화가 빈센트 고흐. 그는 생전에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다. 지금은 수 백억원의 가치를 지닌 작품들이지만, 당대에 그는 철저히 외면받는 화가에 불과했다. 그의 천재성은 존재했지만, 시대와 시장은 그것을 알아보지 못했다.

반대로 특별한 능력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예도 흔하다. '골드러시'. 금을 캐겠다고 몰려든 수많은 사람 가운데 실제로 돈을 번 이들은 채굴자가 아닌 청바지와 도구를 팔던 상인들이었다. 천재적인 능력이 있어서라기보다 흐름을 읽고 그 위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결국 '천재의 실패'와 '바보의 성공'이란 평가 기준은 시간과 사회가 만든다. 세상은 '옳은 사람'이 아니라 '맞는 사람'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시대는 천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리고 시장은 바보의 부족함을 문제 삼지 않는다. 결과만 나오면 그만이다. 천재의 실패와 바보의 성공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결과만을 숭배하는 사회 구조가 만들어 낸 '착시'다. 천재와 바보의 기준은 지능만도 아니다. 현실을 읽는 감각과 끝까지 밀어붙이는 책임감이다. 천재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하고, 결국 결과를 만들어 낸다.

어린 시절 '문제아'로 불릴 정도로 학교 성적도 평범했던 알베르토 아인슈타인. 그러나 그가 제시한 상대성 이론은 세상의 시간과 공간 개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그가 기존의 틀에 순응했다면, 지금의 과학적 도약을 경험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당시의 시선으로 보면 바보였지만, 시간이 지나 천재가 된 셈이다. 결과만을 놓고 누군가는 천재라 부르고, 누군가는 너무 쉽게 바보로 단정 짓는 사회다.

그렇지만 천재와 바보의 경계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오늘의 바보가 내일의 천재가 될 수 있다. 오늘의 천재가 내일의 실패자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한 번의 결과가 아니라, 끝까지 결과를 만들어낸 지속적인 '끈기'다.

/김명균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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