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청교섭 갈등 속 비극…‘사용자성’ 개념 확립해야

2026. 4. 2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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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교섭을 요구하던 노동자가 집회 현장에서 트럭에 받쳐 숨졌다.

이번 사고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격화되는 노사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노란봉투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교섭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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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물류센터 집회 중 노동자 사망
노란봉투법 ‘진짜 사장’ 현장 혼선만
지난 20일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화물연대 관계자가 센터 입구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청 교섭을 요구하던 노동자가 집회 현장에서 트럭에 받쳐 숨졌다. 이번 사고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격화되는 노사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법의 핵심 쟁점인 ‘누가 진짜 사장이냐’를 가리는 사용자성 판단에 대한 규정이 모호하고 사례가 방대해 현장에서 크고 작은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다. 정부가 서둘러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노란봉투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20일 경남 진주시 CU 진주물류센터에서 화물차 출차를 저지하던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노동자 1명이 트럭에 치여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화물차 배송 기사들은 지난 5일부터 CU의 운영사인 BGF리테일이 노란봉투법에서 규정한 실질적인 사용자라며 처우 개선 직접 교섭을 위한 파업에 돌입했다. 반면 BGF리테일은 사용자성을 부정하며 대체 차량을 투입해 물건을 배송해 왔다. 이날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차량 출고를 막는 과정에서 사망사고까지 났다. 사고 직후 화물연대 승합차가 경찰 바리케이드를 향해 돌진해 경찰 1명이 다치는 등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교섭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원청 업체와 하청 노조 간 교섭의 길을 넓힐 것”이라고 법 취지를 홍보하고 있지만 오히려 대립은 깊어진다. 사용자성의 개념이 모호한 데다 교섭 의제마다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이번 사고에서도 화물 운송 기사들은 CU물류센터가 아닌 지역 운송업체와 계약을 맺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다. 화물연대는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판단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BGF리테일은 사용자성에 대한 판단이 나오기 전에 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물류가 BGF로지스에서 물류센터, 운송사, 기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계약 구조로 운영되는 만큼 사용자성이 없어 직접 교섭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현장의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 이렇다 보니 사용자성에 대한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일단 “사장부터 나와라”는 식의 쟁의가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달 초 부산에서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지역 공공기관 8개 노조가 부산시를 상대로 노정 교섭을 촉구하는가 하면 돌봄 노동자와 다문화센터 방문교육지도사들이 부산시에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배송기사와 회사 간 분쟁으로 물류 출고가 막히면서 편의점 점주의 피해는 커지고 있다. 노란봉투법의 실질적인 피해가 애꿎은 소상공에게 돌아가고 있다. 노사도 물리적인 실력 행사보다는 대화를 우선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단체는 사용자성에 대한 판단부터 확보하고 쟁의에 돌입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당성을 가진다. 그럴 목적으로 만든 것이 노란봉투법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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