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 격포 여자

권혁재 2026. 4. 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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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에서 머금은 눈물이
채석강 이마에 와서야 쏟아져 내린다

파도에 튼 상처와 소란한 어판 일도
격포항에 닿는 배편으로 모두 하선한다

가게 안팎을 바닷물에 절인 싸리비로
정갈히 쓸어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여자

손님을 마중하거나 배웅할 때
지나간 제 세월을 지키고 서 있는 것은
누군가 알 듯 모를 듯
바람에 한숨을 날린 날을 세고 있다는 것을

격포의 좁은 골목 모퉁이를
채석강 쌓인 돌의 무게로 지켜온 게

따뜻한 밥 한 끼 지어내는 인연으로
골목까지 밀려든 거친 밀물을 재우는 듯

밥물을 맞추는 변산바람꽃 같은 여자

권혁재 시인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
수상 애지문학상
시집 '안경을 흘리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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