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현송 한은 총재, 복합위기 돌파구 열 통화정책 펼치길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4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 경제질서가 잔뜩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통화정책 수장이 된 신 총재가 한국 경제가 처한 복합위기의 돌파구를 열 통화정책을 펴길 기대한다.
한국 경제는 12·3 내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 충격에서 벗어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다 최근 중동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경기는 둔화되는데 에너지 공급 충격으로 물가는 오름세다.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으려고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둔화되고, 경기 둔화를 막으려고 기준금리를 내리면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지는 진퇴양난의 국면이다. 성장과 물가라는 두 마리 토끼는 평소에도 잡기 어려운 난제지만 지금은 난도가 더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한은 본연의 책무는 물가안정인 만큼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망 비상을 타개하기 위해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춰 통화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신 총재는 취임사에서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이라는 기조를 제시했는데 세계적 석학이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게 정책 운용을 밀도 있게 해 나가길 바란다.
신 총재는 “오늘날 금융시장은 은행과 비은행, 국내와 해외 부문 간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으며 자산시장과도 긴밀히 연결되면서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한층 커지고 있다”며 기존의 틀만으로는 금융시스템의 위험을 파악·대응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역할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대목으로 주목할 만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미리 경고했던 신 총재가 이끄는 한은이 위기 징후를 빠르게 포착해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부양을 위해 무리하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중앙은행 독립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중앙은행이 정부와 일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쓴소리도 마다해선 안 된다는 점은 신 총재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다만,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이지 국민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아니다. 전문적 영역이라는 이유로 통화정책 의사결정이 ‘그들만의 리그’가 돼선 곤란하다. 금융시장 참가자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계층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거버넌스(지배구조)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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