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이 벌고 태양광이 깎고…한화, 현금흐름 '경고등'

김제영 기자 2026. 4. 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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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방산 영업이익 95% 편중 구조
수익성 늘지만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
한화솔루션 유증 축소…자금조달 압박
그래픽=홍연택 기자

한화그룹이 방산·조선 중심으로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지만, 정작 현금흐름은 악화되는 '성장 역설'에 직면했다. 이익 구조가 방산과 조선에 약 95% 편중된 가운데, 그룹 전반의 대규모 투자 부담이 겹치며 자금조달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그룹의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비중이 방산 59%, 조선 36%로 두 부문이 전체의 95%를 차지한다고 집계했다. 신재생에너지가 4%, 유통이 2%로 나타났으며, 석유화학 부문은 1조원 가까이 적자를 내며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실제 그룹의 외형 성장세와 이익창출력이 두드러졌다. 작년 그룹 매출은 64조원으로 전년(57조원)보다 1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3.6%에서 5.1%로 상승했다. 방산 수출 확대와 조선업 호황에 따른 고선가 수주 반영이 그룹 전반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투자와 운전자금 확대로 이익이 곧바로 현금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즉, 이익은 늘었지만 현금은 줄어드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금 흐름이 악화한 배경에는 방산·조선 사업의 구조적 특성이 있다. 조선은 원자재·외주비·인건비 등을 선투입하고 인도 시점에 대금을 회수하는 구조로, 수주가 늘수록 운전자금 부담이 커진다. 방산 역시 해외 수주에 따른 생산 능력 확대와 설비 투자(CAPEX)가 지속되면서 현금 유출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태양광 투자가 더해져 자금 소요가 커졌다.

이에 따라 그룹의 잉여현금흐름(FCF)은 2023년 이후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현금보다 투자와 운영에 쓰는 자금이 더 많다는 의미로, 성장할수록 오히려 자금 부담이 커진다는 신호다. 실제 그룹의 총 차입금은 2021년 21조원에서 2025년 44조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순차입금도 30조원 수준까지 늘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변수는 한화솔루션이다.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 부진과 태양광 투자 확대가 겹치면서 자금조달 문제에 직면했다. 최근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내놨지만, 주주 반발과 업황 불안으로 1조8000억원 규모로 축소했다. 당초 미래성장 투자 계획 자금인 9000억원은 유지했고 채무상환 금액만 1조5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감축했다.

한화솔루션은 작년 기준 순차입금 규모가 약 12조원으로 그룹 내에서 가장 큰 빚을 지고 있다. 유증 축소로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높아진 상황에서 보유 자산 혹은 계열사 지분 유동화 등 자구책을 통해 축소된 재원(600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례와 대비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당초보다 유상증자 규모를 일부 줄였으나 제3자 배정 신주 발생을 통해 자금 공백을 메웠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추가 자본 확충 없이 증자 규모 자체를 줄이며 보수적인 선택을 했다. 시장에서는 업황과 실적 가시성에 따라 자금조달 여건이 달라진 결과로 보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자금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자산 유동화 카드로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 등 비핵심 자산 매각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비지배지분 구조와 업황 부진, 제한적인 매수자 구도 등으로 실질적인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향후 그룹의 현금흐름과 재무 안정성은 한화솔루션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과 조선이 창출하는 이익을 기반으로 투자 확대와 재무 부담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한화솔루션의 실적 정상화와 투자 성과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제영 기자 zero10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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