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민원 10만건 달하는데 … 중재 안돼 소송전 빗발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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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갈등을 빚던 이웃을 찾아가 아파트에 불을 질러 1명이 사망하고 주민 6명이 부상을 입은 '봉천동 방화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이웃사이센터에서 소음 측정 서비스를 받은 사례 455건 중 층간소음 기준 초과는 76건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층간소음 갈등이 사건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면 중재 기관의 빠른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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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민원 5년새 2배 쑥
관리사무소·경찰에 신고해도
의견 전달해주는 수준에 그쳐
'이웃사이센터'도 무용지물
환경부 산하 중재기관 있지만
방문상담·소음측정 '하세월'

층간소음 갈등을 빚던 이웃을 찾아가 아파트에 불을 질러 1명이 사망하고 주민 6명이 부상을 입은 '봉천동 방화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층간소음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층간소음을 중재하는 제도가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개인적 해결책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동주택 층간소음 민원은 2020년 4만3684건에서 2024년 10만4512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층간소음 피해를 겪었다는 이 모씨(36)는 "참다, 참다 폭발해 윗집에 올라가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까 무서워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형사사건이 아니면 출동이 어렵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의견을 전달해 주는 수준에 그쳤고, 아파트 층간소음관리위원회도 구성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환경공단 산하에 설치된 중재 기관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또한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충남 천안시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40대 박 모씨는 관리사무소를 통한 중재에 실패하고 이웃사이센터에 상담을 신청했지만 신청자가 많아 방문 상담까지는 한 달이 걸릴 수도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는 "결국 이사하기로 결심했다"며 "이사를 갈 때까지 임시로 거주할 고시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웃사이센터에 문의하자 방문 상담까지 한두 달, 실제 현장에서 소음을 측정하기까지 또 한두 달이 걸릴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웃사이센터 등의 상담을 받아도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해자로 의심이 되는 이웃의 동의를 받지 못해 원활한 방문 상담을 하지 못하거나 소음 원인이 어느 정도 밝혀져도 강제적으로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소음을 최대 24시간 동안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지난해 이웃사이센터에서 소음 측정 서비스를 받은 사례 455건 중 층간소음 기준 초과는 76건에 불과했다. 8개월간 층간소음 피해를 겪고 있다는 김 모씨(44)는 "측정 결과가 기준 미달로 나오면 오히려 상대 측에게 면죄부가 될 수 있어 신청을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국토부,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중재 신청도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실효성은 크지 않다. 국토부 등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 분쟁 조정 접수 221건 중 성립은 22건에 그쳤고, 분쟁 조정에는 평균 93일이 소요됐다. 중앙 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경우 20건이 접수됐고, 이 중 배상으로 이어진 사례는 5건에 불과했다. 배 의원은 "층간소음은 더 이상 개인이 참고 견디거나 이웃 간 합의에만 맡겨 둘 문제가 아니다"면서 "반복된 갈등이 폭력과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현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공적 기관이 도울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다 보니 법적 대응에 나서는 사람도 많다. 2년간 층간소음 피해를 겪은 김 모씨(40)는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관리사무소, 경찰 신고, 이웃사이센터까지 모든 방법을 시도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며 "승소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걸 알지만 소송이라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층간소음 갈등이 사건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면 중재 기관의 빠른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성희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지금은 국토부, 환경부, 경찰청 등 정부 기관끼리 협업이 되지 않고 있다"며 "층간소음 민원과 신고를 통합 관리하도록 지방자치단체가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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