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반대’서 ‘공천 구애’로⋯성남시 분당을 시·도의원들의 뒤바뀐 행보
어제의 저격수, 오늘의 공천 신청자⋯권력 이동에 바뀐 태도
이제영·정용한 동지서 경쟁자로⋯사분오열된 ‘반대파’ 대열
시민단체 “줄 세우기 아닌 도덕성과 실력 위주 공천 촉구”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성남 분당을 지역 정가에서 현직 시·도의원들의 정치적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불과 2년 전 김은혜 국회의원을 향해 '낙하산 공천'이라며 날을 세웠던 인물들이, 현재는 6·3지방선거 국민의힘 경기도당 공관위 부위원장으로서 공천권을 쥔 김 의원의 처분만 기다리는 처지가 되면서 '정치적 이중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24년 1월 김은혜 의원(당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분당을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할 당시 지역구 시·도의원들의 반발은 매우 거셌다. 국민의힘 이제영 경기도의원과 정용한 성남시의회 대표의원을 비롯해 박은미·서희경·김장권·김보미(비례대표) 시의원 등은 "여권 실세의 낙하산 공천은 민심 기만"이라며 탈당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당시 김민수 전 분당을 당협위원장(현 당 최고위원)을 지지하며 배수진을 쳤던 이들의 기조는 김 의원이 재선에 성공하고 경기도당 공관위 부위원장이라는 핵심 요직을 맡으면서 급격히 변화했다. 과거의 강경했던 목소리는 사라지고, 생사여탈권을 쥔 김 의원 앞에 줄을 서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은혜 의원은 2020년 21대 총선 시 분당갑에서 당선됐다. 2년 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 했으나 민주당 김동연 후보에 패한 후 윤석열 대통령실 홍보수석으로 복귀한 바 있다.

공천 가도에 들어선 이들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 정용한 대표의원은 시의원직을 내려놓고 경기도의원 8선거구에 도전하며, 같은 당 동지인 이제영 현 도의원과 사활을 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른 의원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박은미 시의원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로 출마를 못하게 됐고, 서희경 시의원은 당선권에서 멀어진 '나'번을 배정받아 고전 중이다. 김장권·김보미 시의원은 결국 현실적 한계를 넘지 못하고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한목소리를 냈던 대열이 공천이라는 이해관계 앞에서 사실상 해체된 셈이다.
성남 지역 시민단체는 이번 공천 과정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한 관계자는 "성남시의회의 구태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공천이 어느 때보다 투명해야 한다"며 "김은혜 의원 등 공관위원들은 사적 감정이나 줄 세우기식 공천이 아닌,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흠결 없는 도덕성과 실무 능력을 갖춘 후보를 가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력의 향배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해바라기 정치'가 정치 혐오를 부추긴다는 우려 속에, '공정'과 '무결점 후보'라는 원칙이 이번 분당을 공천에서 어떻게 실현될지 유권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성남=김규식 기자 kg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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