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부터 K발레까지, 춤의 향연…2026 대한민국발레축제 5월 개막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이어지는 계절, 국내 발레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는 발레의 시간의 찾아왔다. 제16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5월 1일부터 7월 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춘천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에는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국내 대표 발레단 15개 단체가 참여해 총 15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클래식 발레의 고전미와 컨템포러리(현대) 발레의 실험성, 한국창작발레의 현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Echo; 공명’이다. 지난해에 이어 축제추진단 대표를 맡은 김주원 예술감독은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각각의 속도로 움직이던 메트로놈이 서로의 진동에 반응하며 어느 순간 같은 박자로 움직이는 것처럼, 서로 다른 움직임들이 예술을 통해 하나의 울림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축제는 그러한 예술적 공존의 가능성을 무대 위에 담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올해 특별초청 무대에는 국내 최정상의 민간 발레단과 시립발레단이 만나 한국적 특징이 담긴 창작발레 두편을 소개한다. 창작 40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이 5월 1일 축제의 문을 연다. 고전 설화를 정통 클래식 발레 어법으로 구현한 <심청>은 한국 창작발레의 상징적 레퍼토리로, 프랑스와 러시아를 포함한 12개국 주요 극장에서 공연되며 우리 창작 발레의 예술성과 지속 가능성을 입증해왔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을 이끌었던 원년 멤버들을 비롯해 배우 김명수가 ‘심봉사’역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은다.

서울시발레단의 신작 <인 더 뱀부 포레스트>도 특별초청 무대에 오른다. 현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겸 안무가 강효형과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이 협업한 작품으로, 사계절 푸르고 곧은 대나무에서 영감을 받아 굳건함과 유연함, 끊임없는 생명력을 무용수들의 움직임으로 그려낸다.
축제의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기획공연도 주목할 만하다. 패션디자이너 정구호가 총연출을 맡은 <테일 오브 테일즈>는 <지젤>, <백조의 호수> 등 고전 발레 속 여성 캐릭터들을 현대적 시선으로 재해석하며 익숙한 서사에 낯선 질문을 던진다. 또 다른 <발레아리랑>은 한국인의 정서를 대표하는 ‘아리랑’을 동시대의 언어로 풀어내며, 음악과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공명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두 작품 모두 전막 신작으로, 향후 해외 무대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제작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기획초청 공연에서는 하나의 안무가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해석을 비교해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서울발레시어터의 <피에스타>와 와이즈발레단의 <프리다> 모두 김유미 안무작으로, <피에스타>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존재의 찬란함을, <프리다>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삶을 통해 고통을 예술로 승화한 강인한 생명력을 그린다.
지역과의 협업도 이번 축제의 중요한 축이다. 춘천발레단의 <세비야의 이발사(브라보 휘가로)>는 유쾌한 스토리와 경쾌한 리듬으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코믹 요소를 한층 강화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광주시립발레단의 <해적>은 화려한 테크닉과 대규모 군무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지난해 광주 초연 이후 서울 관객에게 처음 소개돼 기대를 모은다.

신진 안무가들의 실험적 시도는 공모공연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아함아트프로젝트의 <낫아웃>과 신현지 B 프로젝트의 <휴먼>, 녹색달의 <도깨비잔치>와 무브먼트 몸의 <도깨비의 춤> 등이 동시대의 불안과 위로, 인간 내면의 복합적인 감정을 발레 언어로 풀어낸다. 각 작품은 더블빌 형식으로 구성돼 서로 다른 시선과 접근을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서울에서의 여정을 마친 축제는 춘천으로 이어진다. 7월 4일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대한민국발레축제 in 춘천>에서는 국내 정상급 무용수들과 지역 무용수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발레의 저변 확대에 힘을 보탠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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