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숯불 고문’ 무당, 1심 무기징역 → 2심 ‘징역 7년’ 감형 까닭은?

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2026. 4. 2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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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퇴치를 명목으로 조카에 숯불 열기를 가해 숨지게 한 80대 무속인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정승규 재판장)는 21일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80대 무속인 심아무개씨에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죄명을 상해치사로 변경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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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조카 숯불 열기로 숨져…항소심, 살인 대신 ‘상해치사’ 적용
공범들도 집행유예 감형…재판부 “미필적 살인 고의 증명 안 돼”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자신의 조카에 숯불 열기를 가해 숨지게 한 80대 무속인이 2심에서 대폭 감형 받았다. ⓒ연합뉴스

악귀 퇴치를 명목으로 조카에 숯불 열기를 가해 숨지게 한 80대 무속인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정승규 재판장)는 21일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80대 무속인 심아무개씨에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죄명을 상해치사로 변경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살인 및 살인방조 혐의로 각각 기소된 심씨의 자녀와 신도 등 공범 6명에게도 징역 10~2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상해치사 및 상해치사 방조 혐의를 적용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여러 증거를 종합해볼 때 피고인들에게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을 경우 인정된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보고 피고인들이 중대한 위해나 사망 가능성을 예견할 여지는 있었다"면서도 "이를 넘어 사망의 결과를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범행 전 과정이 폐쇄회로(CC)TV에 모두 녹화됐지만 이들은 이를 방치했다"며 "뒤늦게나마 심폐소생술을 하고 119구급대에 신고한 점 등을 보면 계획적 살인이나 조직적 은폐로 보기를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소사실은 심씨가 수익을 독점하기 위해 피해자를 제거했다고 봤는데, 심씨는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고, 절박한 재정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심씨는 오랫동안 무속인으로 활동하면서 영적 능력을 신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는 일정한 신념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상해치사 및 방조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장시간 고열의 숯을 이용한 의식으로 피해자에게 심각한 화상을 입혀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최소한 상해의 고의와 사망 결과에 대한 예견 가능성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해자인 조카를 평소 진심으로 아낀 것으로 보이고 왜곡된 무속적 사고방식 아래 치료 목적으로 주술을 한 점, 피해자 모친이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공범들에 대해선 "오랜 기간 신앙 공동체 생활로 심씨를 맹종하고, 주체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채 정신치료라는 믿음으로 의식에 참여하게 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심씨는 지난 2024년 9월18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의 한 음식점에서 자신의 조카인 30대 여성 A씨에 3시간가량 숯불 열기를 가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심씨는 주 수입원이었던 A씨가 가게 일을 그만두려고 하자 "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며 이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심씨와 공범들은 철제구조물 위에 A씨를 엎드린 상태로 결박한 뒤 불이 붙은 숯을 놓고 열기를 계속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식을 잃은 A씨는 사건 당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튿날 화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결국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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