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 못 팔았다”… 화물연대 파업에 생존위기 몰린 CU 가맹점주들
“하루 임대료 20만원인데 매출 0원”…소상공인 자영업자 직격탄

화물연대 CU지부의 총파업 여파로 편의점 물류가 멈추면서 일부 CU 점포들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빠졌다. 2주전 상온 제품 납품이 끊긴 데 이어 냉장 식품까지 공급이 끊기며 도시락·김밥·샌드위치 등 핵심 매출 상품이 사라졌고, 가맹점주들은 생존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21일 경기도에서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3년 만에 적자를 벗어나고 겨우 빚을 갚아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팔 물건이 끊겼다”며 “도시락, 샌드위치, 햄버거, 삼각김밥 같은 주력 상품이 전부 빠지면서 사실상 장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CU 점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일부 물류센터 운영 차질로 편의점 신선식품및 삼각김밥등의 상품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통기한이 2~3일에 불과한 간편식 제품 특성상 물류가 하루만 막혀도 즉시 판매 공백이 발생하는 구조다.
점주들의 부담은 고스란히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출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임대료와 인건비는 그대로 나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점주는 “가게 문을 열어도 매출이 없는데 하루 임대료만 20만원씩 나간다”며 “손님들은 왜 물건이 없냐고 항의하는데 사과하고 설명할수록 더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김미연 CU가맹점주연합회 회장은 “물류센터들을 직접 찾아가 화물연대 측에 물류 차량 출차를 간곡히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물품을 이관한 다른 물류센터들까지 화물연대가 배송을 막아 피해가 서울과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 차질로 인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 불편도 커지고 있다. 학생과 직장인 등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리면서 점포 신뢰도 하락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점주는 커뮤니티에 “학생들이 아침에 ‘배고프다’며 삼각김밥 하나 먹고 등교하는데 줄 게 없어 미안할 뿐”이라며 “장사를 하면서 이렇게 무력감을 느낀 적은 처음”이라고 글을 올렸다.
문제는 피해가 편의점 점주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류가 막히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 역시 제때 납품되지 못해 폐기된다. 실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짧은 편의점 제품 특성상 하루만 지연돼도 대량 폐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조업체와 협력사까지 피해가 확산되는 구조”라고 우려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점주들이 직접 물류센터를 찾아 물건을 수령하거나, 화물연대 배송을 거부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는 등 현장 혼란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물류 차질을 넘어 편의점 산업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한다.
유통기한이 짧은 상품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물류 의존도가 절대적인 만큼, 공급망 리스크가 곧바로 점포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하루만 멈춰도 타격이 발생하는 산업’”이라며 “물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점주·협력사·소비자 모두 피해를 보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화물연대 CU지부는 지난 5일 배송 기사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고, 진주와 경기 화성·안성, 전남 나주 등에 위치한 CU 물류센터 출입을 봉쇄했다. 17일부터는 충북 진천의 BGF푸드 공장까지 봉쇄 범위를 확대했다.
BGF리테일 측은 “파업으로 인해 회사와 가맹점주 피해가 큰 상황”이라며 “대체 물류 체계를 가동해 안정적인 상품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점포 운영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ea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