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테라퓨틱, 단백질 분해 DAC 승부수···독성·임상 불확실성은 과제

최성근 기자 2026. 4. 21. 16:4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RM-1153 전임상 데이터 공개
단백질 분해로 암세포 사멸 유도
독성 및 상용화 초기 단계는 한계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오름테라퓨틱이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로 꼽히는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의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백질 분해 물질을 활용해 효능과 내약성을 함께 개선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회사는 연내 임상시험계획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혈액암 환자의 미충족수요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제기되지만, 독성 및 전임상 효능의 임상 재현 여부가 과제로 지적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및 기타 CD123 양성 혈액암 치료제 ORM-1153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ORM-1153은 독자 플랫폼인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을 적용한 DAC 신약후보물질이다. 일부 혈액암 세포 표면에 많이 나타나는 CD123을 표적으로 삼아 GSPT1 단백질 분해제를 암세포 내부에 선택적으로 전달하도록 설계했다.

DAC는 기존 ADC와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다. ADC는 항체에 세포독성 항암제를 붙여 암세포를 공격하는 반면 DAC는 독성 항암제 대신 특정 단백질을 분해하는 물질을 붙인다. 독성이 강한 항암제로 암세포를 직접 죽이는 대신 암세포가 생존에 필요한 단백질을 분해해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독성 감소·약효 지속 개선 가능성···전임상 데이터 공개

회사는 DAC가 기존 ADC보다 정상세포 손상을 줄이고 암세포만 더 정밀하게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ADC의 제한적인 작용기전과 저분자 TPD 약물의 낮은 치료지수 문제를 DAC가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항체를 통해 약물을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하도록 설계돼 전신 독성 감소와 약효 지속 시간 개선 가능성이 제기된다.

ORM-1153은 회사가 자체 설계한 신규 CD123 항체를 적용한 첫 후속 DAC 파이프라인이다. 앞서 BMS에 기술수출한 ORM-6151은 기존 CD33 항체를 활용한 물질이었다. 반면 ORM-1153은 항체를 자체 설계했고 페이로드, 링커 조합을 최적화한 후속 신약후보물질이다.
오름테라퓨틱 관련 자료. / 표=김은실 디자이너

회사는 최근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ORM-1153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저용량에서도 강한 항백혈병 활성을 보였고, 반복 투여에서도 양호한 내약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장류 반복 투여 연구에서 전신 유리 페이로드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약물이 혈액 속에서 미리 떨어져 나와 몸 전체로 퍼지기보다 표적세포에 전달될 가능성을 시사는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TP53 변이 AML 환자군의 치료 가능성을 주목한다. TP53 변이는 대표적인 난치성 AML 환자군으로 기존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예후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발표에서 TP53 변이 모델에서도 ORM-1153 활성을 확인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독성 및 상용화 초기 기술 한계 지적···연내 IND 신청 전망

오름테라퓨틱이 단순 신약 개발사를 넘어 반복적인 기술수출이 가능한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회사는 2023년 BMS와 ORM-6151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고, 2024년에는 버텍스 파마슈티컬과 플랫폼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 올 1월에는 1450억원 규모 후속 투자 유치까지 마쳤다. 회사는 플랫폼 기술이전, 공동연구개발 등을 병행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불확실성은 있다. 전임상 단계 데이터는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서 효능이 그대로 재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AML 환자는 고령이 많고 골수 기능이 이미 저하된 경우도 다수라 혈액독성이나 면역독성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DAC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 기술이라는 점도 변수다. ADC는 다수 제품이 상용화됐지만 DAC는 임상 단계인 신약후보물질이 제한적이다. 회사가 기술수출한 ORM-6151도 초기 임상 단계라 DAC 플랫폼이 사람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ORM-1153이 회사 성장 동력이 되려면 사람 대상 임상에서 효능은 유지하면서 독성은 낮춘 DAC라는 플랫폼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올해 안에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할 예정이고 늦어도 내년 초에는 임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