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피해자와 2세 지원 확대 ‘특별법 개정안’ 발의
돌봄 등 지원 확대하고, 2세 지원 근거도 마련
“원자폭탄 피해 개인 불행 아니라 역사적 피해”
보건복지부와 논의된 법안이라 통과 가능성 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이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를 위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원폭피해자 본인에 대한 의료지원 중심으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 대부분이 고령·취약계층이라 지속적으로 생활·돌봄을 포함한 종합적인 지원체계 전환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그동안 조사 결과는 원폭피해 심각성과 세대 간 영향이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상남도 원자폭탄 피해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20.2%가 자녀의 선천성 기형 또는 유전성 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원폭피해자 1세·2세 실태조사에서는 1세 피해자는 일반 국민보다 우울증은 93배, 조혈계통 암은 70배 등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 2세 또한 일반 국민보다 남성은 빈혈 88배, 심근경색·협심증 81배, 우울증은 65배, 여성은 심근경색·협심증 89배, 우울증은 7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서는 원폭피해자 2세의 일부 질환에서 유의한 초과 유병율을 확인했다.
이는 원폭 피해가 한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자녀 세대까지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그럼에도 현행 제도는 원폭피해자 본인만을 지원대상으로 하고 있어 자녀에 대한 제도적 보호는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
이에 개정안은 △원폭피해자 생활 돌봄 지원 근거 마련 △현재 일부 지원되는 장례비 지원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 △피해자 자녀에게도 의료·장례·복지 지원이 가능하도록 국가 지원 범위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법안은 원폭피해자 지원체계를 의료 중심에서 생활·돌봄·장례와 2세까지 확대함으로써 국가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과되면 2세도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입소, 병원비 치료비 무료, 원폭피해자단체 지원 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선민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새로운 특혜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가 져야 할 책임을 이제라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원폭피해자와 그 가족이 더 이상 제도 공백 속에 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은 2024년 9월 신성범(국민의 힘), 이용선(민주당), 차규근(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이어 22대 국회에서 두 번째로 발의한 법안이다. 특히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을 비롯해 주무부서와도 심도깊게 논의해 합의한 법안이어서 보건복지위 통과 가능성이 어느때 보다도 높다.
앞서 지난 16일 개정안 발의에 맞춰 김 의원과 원폭피해자단체 대표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 취지를 설명하고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은 "원폭 피해는 한세대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자녀 세대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더 늦기 전에 국가가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은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원폭의 영향을 안고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제도는 우리를 외면하고 있다"며 "이제는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고 2세에 대한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은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