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협상 다시 출격하는 밴스···시험대 오른 ‘해결사’ 능력

김희진 기자 2026. 4. 2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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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에어프소2를 타고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했다. AFP연합뉴스

이란과의 2차 종전 협상에 다시 등판하는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시험대에 올랐다. ‘노딜’로 끝난 1차 협상 이후 미·이란의 상황이 한층 복잡해진 가운데 이번에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밴스 부통령의 정치적 입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NN 등은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참석하기 위해 21일(현지시간) 회담 장소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차기 공화당 대선 주자를 노리는 밴스 부통령으로선 이번 회담이 상당히 중요한 관문이 될 전망이다.

밴스 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미국의 승리’를 주장할 만한 극적 협상을 이뤄내는 데 성공한다면 인기 없는 전쟁을 끝낸 해결사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사실상 가장 주목받은 임무에서 성과를 낸 만큼 외교적 해결 능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지지층 내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반면 1차 협상에 이어 또다시 빈손 귀국할 경우 이목이 쏠리던 ‘키맨’의 정치적 부담은 불가피해진다.

특히 밴스 부통령은 비개입주의 성향을 유지해온 대표적인 ‘전쟁 회의론자’로 이란 전쟁 개전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려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온 상황을 고려하면, 또 한번 협상 무산으로 전쟁 장기화 우려가 짙어질 경우 지지층 이탈 위험을 최전선에서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뉴욕타임스는 “밴스 부통령은 합의 없이 끝난 첫 협상을 뒤로하고 다시 협상 전면에 서게 됐다”며 “두 번째 (협상) 실패는 양측 모두 장기화를 원치 않는 전쟁을 끝내는 데에도, 밴스 부통령 스스로에게도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차 협상 전망 역시 그다지 밝지 않다는 관측이 다수다. 당장 2차 협상 일정부터 혼선이 빚어졌다. 휴전 시한이 임박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으로 가고 있으며 곧 도착한다고 말했으나, 이후 로이터통신은 밴스 부통령이 아직 미국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에도 밴스 부통령 출국 시점을 두고 ‘20일 밤늦게’ ‘21일 오전’ 등 엇갈리는 정보들이 거론됐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20일 하루 종일 협상단을 이슬라마바드로 보내겠다는 이란의 메시지가 나오길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밴스 부통령도 사실상 이란의 신호가 떨어지길 기다린 셈인데, 이란은 막판까지도 협상단을 보낼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협상 개최 여부와 일시 등이 불확실한 상태가 한동안 이어졌다. CNN은 미·이란 2차 협상이 오는 2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예정이나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그 밖에도 이란 군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와 미군의 이란 화물선 나포가 맞물려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밴스 부통령이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메시지도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중재국 파키스탄의 무함마드 이샤크 다르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통화하면서 “미국의 모순된 입장과 이란을 향한 위협적 수사가 외교적 절차를 지속하는 데 있어 근본적인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이란 내 권력 구조도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측은 협상 과정에서 이란 정부와 군부 간 입장 차가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적절한 상대와 협상하고 있고 합의된 내용과 발표 가능한 내용을 적절히 조합한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란 협상단이 돌아간 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측이 ‘아니, 그건 우리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액시오스에 전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이란 내) 누가 실권을 쥐고 있는지 우리도 확신할 수 없고 그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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