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차량 우회전 단속 현장] “횡단보도 앞 완전히 일시정지, 이제 엄격하게 단속합니다”

김정원 기자 2026. 4. 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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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9시께 대구 동구 큰고개오거리.

대구동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우회전 일시정지' 집중단속을 위해 도로 곳곳에 배치되자, 출근길 차량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관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서도 일시정지 위반 여부를 정밀하게 포착해 내는 단속장비가 가동 중이라는 사실에,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차량들도 정지선 앞에서 바퀴를 완전히 멈춰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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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20일부터 두 달간 우회전 통행 특별단속 실시
운전자 일시정지 후 서행해야…위반 시 범칙금 6만 원
보행자들 “교통섬 불안했는데 이제야 안심” 환영
대구 동부경찰서가 우회전 차량 집중단속에 나선 가운데, 이동식 영상 단속을 알리는 안내문이 눈에 띈다. 김정원 기자

"선생님, 차를 완전히 멈췄다가 서행해 주세요!"

21일 오전 9시께 대구 동구 큰고개오거리. 평소 통행량이 많아 사고 위험이 높은 이곳에서 경찰관들의 호각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대구동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우회전 일시정지' 집중단속을 위해 도로 곳곳에 배치되자, 출근길 차량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혼선이 발생한다. 현장에서는 올바른 횡단보도 우회전 방법을 놓고 각기 다른 해석으로 눈치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에 경찰청은 지난 20일부터 두 달간 전국적으로 집중단속에 나섰다. 이날 동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큰고개오거리 곳곳에 배치됐다. 횡단보도 인근에는 우회전 차량의 일시정지 여부를 정밀하게 포착하는 이동식 영상카메라를 설치했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이 우회전 차로 앞 횡단보도에서 차량 통행을 지도하고 있다. 김정원 기자

특히 이번 단속의 '핵심'인 이동식 영상카메라는 운전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압박으로 작용했다. 경찰관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서도 일시정지 위반 여부를 정밀하게 포착해 내는 단속장비가 가동 중이라는 사실에,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차량들도 정지선 앞에서 바퀴를 완전히 멈춰 세웠다.

단속이 시작된 지 약 1시간 동안 보행자가 있는 데도 무리하게 우회전을 시도하거나, 정지신호를 무시하는 차량은 단 한 대도 발견되지 않을 만큼 높은 준법정신이 확인됐다.

출근길에 큰고개오거리를 지나는 운전자 박모(34)씨는 "횡단보도에 사람이 없거나 멀리서 걸어오면 곧바로 우회전하곤 했는데, 이번 단속을 통해 우회전 시 일단 멈춰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동식 카메라가 경찰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까지 단속에 나섰다. 김정원 기자

평온하던 단속 현장에 긴장감이 흐른 것은 40분이 지난 뒤였다. 우회전 차로에서 차량들이 일시정지 규정을 지키기 위해 대기하자, 뒤따르던 오토바이 한 대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보행자용 인도 위로 올라갔다. 정체된 차량들 사이를 빠져나와 단속망을 피하려던 심산이었으나,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과 영상카메라의 감시망을 피할 수는 없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빨리 가야 하는데, 차들이 움직이지 않아 인도 위로 잠시 지나가려 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관은 즉석에서 도로교통법 위반(보도 침범) 혐의로 과태료 6만 원을 부과했다.

이날 집중단속에 나선 장성범 동부경찰서 경위는 "단속 현장에 나와 보면 운전자들이 경찰관 앞에서는 수칙을 잘 지키지만, 경찰관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여전히 슬쩍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우회전 차로에서 횡단보도를 통과하는 규정이 잘 지켜지도록 더욱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우회전 차로 집중단속을 피해 인도에 진입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경찰관에게 적발됐다. 김정원 기자

인근 주민들은 경찰의 이번 집중단속과 첨단장비 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큰고개오거리는 신암동과 효목동을 잇는 교통의 요지에 해당하지만, 횡단보도를 가로지르는 우회전 차량 때문에 노약자와 어린이들이 늘 사고 위험에 노출됐던 곳이다.

동구 주민 이영숙(68)씨는 "평소 우회전 차량들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데도 앞머리를 밀어붙여 무서웠는데, 카메라까지 설치해 단속하니 차들이 확실히 멈춰 서는 게 보여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장을 보러 가던 김민경(42)씨 역시 "교통섬을 지날 때마다 우회전 차량들이 멈추지 않아 늘 불안했다"면서 "이번 집중단속에 그치지 않고, 카메라 등을 활용한 상시적인 단속체계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구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우회전 일시정지는 보행자의 생명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앞으로도 이동식 단속 카메라 등 가용장비를 총동원해 단속의 사각지대를 완전히 없애고, '우회전 시 일단 멈춤'이 대구시민들의 당연한 상식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지속적인 홍보와 강력한 단속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경찰관이 우회전 차량을 멈추고 시민들의 횡단보도 통행을 안내하고 있다. 김정원 기자

김정원 기자 k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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