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강도 피해' 나나, 증인 출석해 분노→눈물..피고인 노려보며 격양 "수도 없이 가해" [스타현장] [종합]

21일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제1형사부(다)(부장 김국식)는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의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강도 피해를 본 나나와 그의 모친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 30분 전, 나나는 수수한 옷차림으로 법원에 등장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을 한 그는 마스크를 내린 채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나는 증인 신문 전 취재진에게 "너무 긴장돼서 청심환 먹고 왔다. 감정 조절 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다 투명하게 말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A씨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나나는 "제가 이 자리까지 오는 게 굉장히 아이러니한 상황 같다. 그냥 솔직하게, 투명하게 얘기하면 제대로 된 판결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잘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이후 법정에 등장한 나나는 A씨를 향해 "재밌니?"라고 말하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A씨에게 "강도 같은 짓 하고 마음대로 돌아다니니까 재밌냐. 내 눈 똑바로 쳐다봐. 재밌냐고"라고 말했다. A씨는 나나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바라봤다.
증인석엔 앉은 나나는 재판장에게 "아이러니한 상황인 거 같다"며 황당한 심경을 드러냈다.
재판장은 격양된 나나에게 "증인, 이곳은 법정인 만큼 법정 예절을 지켜 달라"며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이 당시 상황에 대해 찬찬히 들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나는 감정을 진정하지 못한 채 A씨를 노려봤다. 이에 재판장은 "자꾸 (피고인을) 응시하면 격양이 돼 (증인 신문이) 원만하게 되지 않는다"고 했고, 나나는 "격양이 안 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나나는 "우선 방에서 소리를 듣고 위험을 감지해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나갔다"고 전한 그는 거실에서 어머니의 목을 조르는 A씨의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모습을 목격했을 때, 저도 굉장히 흥분된 상태였고 우선 빨리 가서 엄마와 저 남자를 떼어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흉기를 들고 대치한 상황과 관련해 나나는 "(바닥에 놓인) 칼을 봤을 때 '그걸 뺏어야겠다' 생각했다. 그 전 범인의 행동을 봤을 때 칼을 쥐고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방어를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피고인과 몸싸움을 벌인 시간에 대해서는 "시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제가 그때 느끼기엔 굉장히 길었던 시간인 거 같다"고 덧붙였다.
나나는 피고인이 칼날을 두 손으로 붙잡으며 저항했던 긴박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나나는 "제가 휘둘렀을 때 (피고인이) 두 손으로 칼날을 붙잡았다. 저는 한 손으로 칼을 쥐고 있어서 힘이 굉장히 부족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을 휘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그래도 끝까지 칼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 와중에 엄마가 깨어나셨다. 엄마가 같이 칼을 붙잡고 있었다. 셋이서 그 칼을 쥐고, 힘겨루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엄마와 저는 여자고, 강도는 장갑을 끼고 있는 남자였다. 힘이 부족해서 '살려달라'고 밖에 소리를 질렀다. 아무도 듣는 이 없었다. 꽤 오랜 시간 그렇게 있다가, '제발 칼을 놓아달라고' 했다. '찌를 생각이 없다, 놔라'고 설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피고인을 설득, 안심시키며 대화를 나눴던 이유에 대해 나나는 "저 친구가 피를 흘리면서 떨고 있었다. 나보다 어려 보였다 그렇게 떨고 있는데, 어떻게 사람이 안 흔들리겠냐. 그 순간 저 친구한테 흔들렸다.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친구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그러고 어머니 병원 얘기를 들었다. 그때 순간 완전 동요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서 용서를 해줄까, 보내줄까 진심으로"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나나는 피고인과 번호를 주고받은 이유에 대해서도 "나를 알고 들어온 것인지, 모든 것을 다 물어본 후에 이 친구를 조금이나마 믿고 싶었다. 마음이 흔들리고 안타깝기도 해서 그 고민 끝에 그 순간의 감정으로 번호를 알고 있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고인에게 주민등록증을 보여줬던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증인 신문을 마친 나나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나나는 "우선 이 사건 겪고 나서 저는 괜찮은 줄 알았다. 근데 저도 모르게 인생에서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다. 사건이 좀 빨리 정리됐으면 기도를 하면서 왔다"며 "더 이상 저의 집은 안전한 곳이 아니다. 집 안에서도 항상 어느 순간이면 긴장해야 하고 체크를 해야 한다. 문을 살짝 열고, 택배가 와도 호신용 스프레이를 들고 나간다"고 고백했다.
이어 나나는 재판이 길어지는 상황에 대해 "제 딴에는 그 상황에 맞게 최대한 이 친구에게 기회를 줬고,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이게 이렇게까지 재판이 길어지고, 왜 저희가 수모를 당해야 되냐. 수도 없이 가해를 당하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나나는 피고인을 향한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나나는 피고인을 바라보며 "제발 좀 그만하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가 나는 마음으로 재판장에 들어왔는데, 이렇게 다 사건 얘기하고 짚어보니까 안쓰러운 마음도 든다"며 "더 이상 형량이 길어지고 커지지 않기를 (바란다) 여기서 그만해서 반성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이후 피고인이 양팔로 목을 졸랐던 상황에 대해 신 씨는 "제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당시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방에 있는 딸 생각만 들었다"고 답했다. 어머니의 말을 듣고 있던 나나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딸 나나가 거실로 나온 시점에 대해 신 씨는 "저는 그때 기억이 없다. 그때는 거의 실신한 상태였다. 일어났을 땐 딸이 옆에 있었다"고 말했다. '나나가 바닥에 떨어진 칼을 휘두른 사실을 봤냐'는 질문에는 "보지 못했다. 그땐 기절해 있었다"고 답했다.
정신을 차린 뒤 상황에 대해 신 씨는 "셋이 같이 (칼을) 잡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피고인을 말리기 위해 몸싸움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때 몸싸움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냥 셋이 칼을 잡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지금은 물리치료 계속 받고 있다. 치료받고 있어서 몸은 많이 나아졌다"고 전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1월 15일 오전 경기 구리시 아천동에 있는 나나의 주거지에 침입했고, 흉기로 나나 모녀를 위협하며 돈을 빼앗으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나나 모녀는 A씨와 몸싸움을 벌여 제압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나나와 모친은 부상을 입었다.
A씨는 나나 모녀가 자신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다며 나나를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나나의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며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했다. 이후 나나는 무고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첫 공판에서 나나 집에 침입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강도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A씨는 해당 집이 나나 자택인 사실도 몰랐고, 애초에 자신은 흉기를 소지한 채 침입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을 오는 5월 12일 오전 11시 30분으로 정했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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