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성과급 효과?…이천시 수입차 등록 2배 ‘껑충’ [여車저車]

권제인 2026. 4. 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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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본사 위치한 이천 캠퍼스
2월 수입차 등록 121대·전년比 108%↑
테슬라 인기 압도적…국산차는 하락
고소득 직장 몰린 경기 남부 수입차 수요 상승세
인터넷 커뮤니티에 ‘SK하이닉스 주차장’이라는 이름으로 화제가 된 이미지. SK하이닉스 사업장에 슈퍼카가 수십대 주차된 모습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로 추정된다.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이천시에서 지난 2월 수입차 등록대수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공교롭게도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으로 직원들에게 ‘억대’ 성과급을 지급한 시기와 맞물리면서, 일각에서는 회사 직원들의 고가 수입차 구매가 수치 상승을 견인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경기 남부에 몰린 반도체 클러스터, IT 업종에서 억대 성과급이 쏟아지는 것을 기회로 여기고,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지난 2월 성과급을 지급한 뒤 경기도 이천시에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2월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121대로, 지난해 2월(58대) 대비 108.6% 증가했다. 지난 3월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1.3% 늘어난 145대로 집계됐다. 2월과 3월 모두 전국 평균 성장률(34.6%·34.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역별 평균과 비교해도 이천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1~3월 전국에서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총 8만212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4% 증가했다. 전국에서 수입차가 가장 많이 등록된 경기 지역은 1만9746대로, 5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이천시는 81.25%(341대)가 등록돼 전국 평균과 경기 지역 평균을 크게 앞질렀다.

지난 2월 경기도 이천시에서 가장 많이 등록된 수입차인 테슬라 모델Y. [테슬라 홈페이지 갈무리]

이천시에서 수입차가 급증한 이유는 올해 SK하이닉스가 지급한 억대 성과급 때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캠퍼스는 디램(DRAM)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핵심 메모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R&D 센터까지 결합된 주요 사업장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시에 직원들이 거주하는 ‘행복마을’ 기숙사 등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인 기본급(연봉 20분의 1)의 2964%의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연봉이 1억원이라면, 그 1.5배인 1억4820만원의 성과급을 받게 되는 셈이다. 견조한 실적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성과급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SK하이닉스 건물 앞에 슈퍼카가 수십 대 주차된 이미지가 ‘SK하이닉스 주차장’이라는 이름으로 떠돌기도 했다. 수억 원의 성과급으로 SK하이닉스 직원 대다수가 고급 수입차를 끌게 될 것이란 의미다.

브랜드별로는 SK하이닉스 직원들이 ‘테슬라’를 압도적으로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3월까지 누적 120대가 등록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21대) 대비 6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천시 전체 등록 수와 비교하면 3분의 1 이상을 테슬라가 차지한다. 이어 BMW가 75대, 메르세데스-벤츠가 43대 등록되며 그 뒤를 이었다.

마세라티 판교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 전경 [마세라티 제공]

반면 성과급 효과가 국산차로 번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국산차와 수입차를 포함한 경기도 이천시의 올해 누적 신규등록 대수는 1647대로 전년 동기 대비 54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입차가 전년 대비 151대 더 팔린 것을 고려하면, 단순 추정시 국산차 판매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반도체 클러스터와 IT기업 등 고소득 일자리가 몰린 경기 남부 지역을 주요 타깃으로 보고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원 본사와 함께 기흥 캠퍼스, 화성 캠퍼스 등 핵심 사업장을 경기 남부에 두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들이 몰린 성남도 고소득 근로자들이 몰려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캐딜락과 폴스타는 지난해 수원 전시장을 새롭게 오픈했으며, 마세라티는 지난 1월 판교 전시장을 국내 최대 규모로 개관했다.

마세라티 코리아 관계자는 “판교가 럭셔리 브랜드의 수도권 핵심 허브가 될 것”이라며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동시에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 거점으로 판교 전시장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남부는 고소득자를 중심으로 슈퍼카, 럭셔리카 수요가 많은 지역”이라며 “지역 내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등 소비력 있는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여수의 석유화학단지가 활황일 때는 순천 등 관련 종사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서 수입차들이 많이 판매됐다”며 “수입차 딜러사들이 성과급을 많이 받은 직원들과 해당 산업의 거점 지역을 공략하는 경우가 많고, 경기도 이천시에서 수입차 등록이 늘어난 것 역시 그러한 여파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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