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참, 韓 기업환경 진단…'규제개혁·AI 정책' 쟁점

박정현 기자 2026. 4. 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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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업, 투자환경 개선 압박...정부, 신산업 규제 ‘선제 설계’
피터팬 증후군 손본다…성장 친화형 규제 재편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은 21일 한국의 규제 환경과 인공지능(AI) 정책 방향을 진단하는 자리에서 "AI와 첨단 산업은 향후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규제 정비와 정책 예측 가능성 제고가 경쟁력 있는 투자 환경 조성의 핵심이다."고 말했다./박정현 기자

|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인공지능(AI)과 첨단 산업은 향후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규제 정비와 정책 예측 가능성 제고가 경쟁력 있는 투자 환경 조성의 핵심이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은 21일 한국의 규제 환경과 AI 정책 방향을 진단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6 암참 국내 기업환경 세미나'는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프리덤 250' 특별 세션으로 '한국의 차세대 성장 동력: AI 기반 경제로의 전환'을 주제로 진행됐다.

▲ "한국 매력은 여전…발목 잡는 건 규제"

한국은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RHQ) 입지 선호도에서 싱가포르, 홍콩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4년간 2위를 유지하다 한 단계 내려온 것이다.

암참 측은 한국의 기본 경쟁력은 여전히 높지만 규제 환경이 순위 하락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은하 암참 대외협력이사는 "한국은 여전히 지역에서 매력있는 본부 설립지지만 1위가 아닌 이유는 참여 기업의 68.8%가 한국규제환경이 억압적이고 제한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라며 "항시 농담처럼 한국에서는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있다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고 말했다.

암참 회원사 800여곳이 꼽은 한국의 주요 리스크는 1위가 노동시장 유연성이었고(71%) 2위는 글로벌 기준과 동떨어진 한국 특유의 규제(61%), 3위는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54%)로 집계됐다.

이에 제임스 김 회장은 암참이 규제 환경 개선을 정부에 촉구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김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도 한국의 지역본부를 100개에서 1000개 수준으로 확대하는 비전을 논의했다"며 "이를 위해서는 규제 환경 개선이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2026 제8회 국내 기업환경 세미나'를 개최했다./암참

▲ "규제 철폐에서 규제 설계로"…패러다임 전환

이날 세미나의 핵심은 새 정부의 규제 개혁 방향이었다. 외국 기업 입장에서 한국 시장의 '룰'이 어떻게 바뀔지 가늠하는 자리였다.

김영배 국회의원은 "한미 투자 협정 이행 과정에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양국 간 규제 체계 차이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핵심 과제"라며 "한미 투자 협정을 준비하고 후속 과정을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국회의원은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 체계와 전반적인 온라인 규제는 미국과 구조와 작동 원리가 다른 측면이 있다"면서 "경로 의존성의 한계가 존재하지만 이를 어떻게 조율해 상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킬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규제개혁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손동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이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15일 28년 만에 규제개혁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규제합리화위원회'를 출범시키며 규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선바 있다.

이에 따르면 규제 개혁의 방향은 기존 '철폐' 중심에서 '합리화' 중심으로 전환된다.

핵심은 거버넌스로 기존 국무총리 중심이던 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돼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다. 부처 간 이해 충돌을 최고 수준에서 조정하겠다는 의도다. 여기에는 경제6단체는 물론 민간 참여를 확대해 최대 50명 규모로 재편됐다. 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기 위해서다.

▲ "AI 시대 규제는 미리 만든다"…선제 설계 본격화

손동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이 같은 정책의 추진 배경이 그간 규제개혁이 현장 체감도가 낮고 혁신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규제 개혁이 체감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반영해 시스템 자체를 바꿨다"고 했다.

정부는 앞으로 규제를 사후적으로 정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 변화에 맞춰 선제적으로 설계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앞으로 신산업 규제는 사후 대응에서 '선제 설계'로 바뀐다. 신산업에는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필요한 부분만 사후 관리하는 '네거티브 규제'도 확대 적용된다.

손동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AI·바이오·로봇 등 신산업은 변화 속도가 워낙 빨라 기존 규제가 따라가기 어렵다"며 "기술 발전 단계를 예측해 사전에 규제 로드맵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정부는 AI 기반 규제 시스템을 도입해 규제 수요를 사전에 발굴하고 자율주행·로봇 등 기술 발전 단계별로 필요한 규제를 미리 설계하는 '미래 규제 지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손 실장은 "각 부처가 해당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입증하도록 하고 입증하지 못할 경우 국제 기준에 맞춰 개선하는 구조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 "클수록 불리한 구조 깨겠다"…피터팬 증후군 해소

기업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규제 부담이 개편된다. 손 실장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약 90개의 규제가 새로 생기고, 대기업으로 확대되면 100여 개가 추가되는 구조"라며 "이로 인해 기업이 성장을 회피하는 '피터팬 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는 기업이 성장할수록 규제는 완화하고 지원은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역균형성장을 위해 메가특구를 지정하고 규제특례와 재정·세제·금융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할 계획이다.

손 실장은 "앵커 기업이 지역 전략산업에 투자할 경우 관련 규제를 일괄 완화하고 정책 지원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기본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메가특구는 광역 단위에서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규제특례와 정책지원을 집중하는 대규모 성장거점으로 조성된다. 기존 특구의 분산 운영 한계를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메가특구 참여 기업에 대해 전 부처가 참여하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인허가 등 행정절차도 신속 처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업 행정 부담 완화도 병행한다.

손 실장은 "창업 초기 기업이 제출해야 하는 행정서류를 50% 이상 감축하고 각종 행정조사와 규칙, 자치법규도 전면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결국 관건은 체감"…한국, 투자환경 시험대

이날 한국이 AI·첨단 산업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패널 토론도 진행됐다. 산업계와 정책 전문가들이 규제 개선, 민관 협력, 그리고 한국이 AI 및 첨단 산업 분야의 지역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암참은 이번 세미나가 미국 기업들이 직면한 규제 및 시장 접근 이슈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는 동시에 한국의 AI 및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암참 관계자는 "정부 및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한·미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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