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8명 죽었다···‘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되었기에 이 증서를 수여합니다”
사망자 중 7명은 울산화력 하청 노동자
시민이 뽑은 최악 기업에는 ‘쿠팡·SPC’
“다단계 하청 통한 이윤추구 멈추라”

노동계가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산재사망 사고가 발생한 기업으로 HJ중공업을 뽑았다.
민주노총과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등은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026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고 HJ중공업을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HJ중공업은 조선과 건설을 양축으로 하는 종합 중공업 기업으로, 2022년 한진중공업에서 HJ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HJ중공업에서는 지난해 총 8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이 중 7명은 지난해 11월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해체 작업 중 붕괴 사고로 숨졌고, 1명은 같은 해 12월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설 현장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사망자 8명은 모두 하청 노동자였다.
2위에는 각각 6명의 노동자가 숨진 현대엔지니어링과 삼정기업이 공동 선정됐다. 민주노총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건의 중대재해를 일으켜 6명의 노동자가 숨졌고, 삼정기업은 부산 반얀트리 신축공사 현장에서 6명의 노동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들 역시 전원 하청 노동자로, 상위 4개 기업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자 25명 중 23명이 하청 노동자로 집계됐다. 전체 산업재해 통계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나타난다. 지난해 재해조사 대상 사망자 605명 가운데 47%가 하청 노동자였고, 사고의 60%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민주노총은 “위험한 작업이 하청 노동자에게 집중되는 구조가 반복적인 산재 사망의 핵심 원인”이라며 “여전히 대기업들이 다단계 하청 구조를 통한 이윤추구에만 골몰하며 현장 안전과 노동자의 생명을 외면하고 있음이 다시금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이 뽑은 최악의 살인기업’에는 SPC와 쿠팡이 공동 선정됐다. 총 8856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SPC는 4200표(47.4%), 쿠팡은 3763표(42.5%)를 기록했다.
‘최악의 판결상’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1호 사고’인 양주 채석장 붕괴 사건에서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의정부지법이 선정됐다. 이들은 “경영 책임을 강화하려는 법 취지를 훼손한 판결”이라며 “사법부가 중대재해 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매해 산재 사망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업의 책임을 물어왔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죽고 있다”며 “살인기업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2006년부터 매년 산재 사망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기업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김남희 기자 nam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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