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축포 쏜 현대로템 '곳간' 빵빵… 실질적 순현금 '1兆 시대'

강구귀 2026. 4. 21. 14:4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2 2차 폴란드 선수금 19억달러 단비
매년 4000억 투자부담은 관건

현대로템의 K2전차가 경남 창원에 위치한 현대로템 방산공장에 정차해 있다. 현대로템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로템이 '빚을 갚는 기업'에서 '현금을 쌓는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폴란드 K2 전차 수출이 본궤도에 오른 데다 2차 이행계약 선수금 약 19억달러가 유입되면서,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1조원대(순현금 1조원대)로 내려앉았다. 덕분에 신용등급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됐다.
폴란드 수출 '본궤도'… 순현금 1兆 돌파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 9094억원, 2022년 2581억원, 2023년 -(마이너스)3968억원, 2024년 -3938억원, 2025년 -1조143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현금을 쌓아 놓는 상태로 전환됐고, 지난해에는 실질적으로 축적한 순현금이 1조원을 넘겼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도 2021년 1조2400억원에서 2025년 1324억원으로 급감했다. 단순히 '차입을 줄였다'가 아니라, 방산 수출 물량이 늘면서 지난해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1조652억원으로 급등했고, 여기에 선수금이 결합해 재무 상승효과가 났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대로템의 부채비율은 206.4%지만 선수금을 감안한 실질적인 부채비율은 지표 대비 낮다. 순차입금의존도는 -12.3%로 부의 순차입금을 시현하는 등 현대로템의 전반적인 재무안정성 지표는 우수한 수준이다.

이번 재무 개선의 분수령은 역시 폴란드다. 김형진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1실 책임연구원은 "올해 초 폴란드 K2 2차 계약 선수금 약 19억달러 들어오며 현대로템의 현금유동성이 늘었다"며 "이 선수금이 단순한 현금 유입을 넘어, 향후 대규모 납품 일정에 앞서 재무 불확실성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현대로템의 2025년 8월 폴란드와 체결한 K2 2차 계약 규모는 65억달러다. 현재 환율 기준 9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계약에 따르면 2031년까지 261대(K2 전차 180대, 계열전차 81대)의 전차를 납품할 예정이다.

수출 효자 K2, 단기 아닌 '반복 주문' 성과
해외 방산업계도 폴란드의 추가 K2 도입 계약(약 65억달러)에 주목했다. 공급 기간(2026~2030년)을 고려할 때 '유럽 재무장' 국면에서 K2가 단발성 히트가 아닌, 반복 주문(repeat order) 단계로 올라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대로템은 K2의 확장 내러티브도 키우고 있다. 페루와 K2 전차 54대 및 차륜형장갑차 공급을 포함한 총괄합의 체결 소식을 통해 "유럽 다음은 중남미"라는 신호를 시장에 전하고 있다. 철도 부문에서도 캐나다 에드먼턴 경전철 공급 계약(약 3200억원) 체결이 공개되며, 방산 편중 우려를 일부 완화하는 재료가 됐다.

다만 마이너스 순차입금 1조원이 가 곧 무조건적인 '안정'으로 직결되는 건 아니다. 김 책임연구원은 현대로템이 생산시설 신·증설 및 신사업 투자 등으로 중단기 연평균 4000억원 수준의 투자 부담 확대가 있을 것으로 봤다. 방산 수출이 늘면 늘수록 역설적으로 설비·인력·협력사 생산능력(capacity) 확충이 뒤따른다. 해외에서도 생산능력과 공급망이 수출 확장의 병목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문제 제기가 나오기도 했다. 선수금으로 유동성은 좋아졌지만, 대규모 납품 스케줄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운전자금이 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폴란드 K2 전차 수출이 만들어낸 실적 점프와 2차 선수금 유입을 발판으로, 순차입금 -1조원 시대를 열었다"며 "앞으로의 승부처는 숫자 그 자체가 아니라, 매년 4000억원 투자 부담을 감당하면서도 '마이너스 순차입금'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 확인된 반복 주문의 힘이 중남미·중동으로 이어질 경우, '현금 기업'의 체질은 더 공고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