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에 강제입원 당한 시민…동의자는 ‘이혼소송 배우자’
인권위 “두 사람 모두 법적 보호의무자 될 수 없다”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법적 보호의무자가 아닌 가족들이 제출한 서류만을 확인한 채 시민을 정신의료기관에 강제로 입원시키는 것은 헌법상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란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21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1월 A 정신의료기관에 보호입원 조치된 시민 B씨 측은 법적 자격이 없는 보호의무자들의 동의에 의해 강제로 입원당했다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B씨는 배우자와 아들의 동의에 따라 지난 1월24일 A 병원에 강제입원 조치됐다. 당시 B씨의 아들은 응급환자 이송을 요청하고 A 병원 측에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 등 증빙서류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 사건의 쟁점은 아들과 배우자에게 B씨의 강제입원 조치에 동의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 여부였다. 인권위의 조사 결과, B씨의 아들은 작년 11월 B씨에 대한 존속폭행 혐의로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 처분을 받았고 사건은 검찰로 송치된 상태였다. B씨의 아내의 경우,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접수했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르면,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명 이상이 신청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한 경우에만 해당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다.
다만 정신건강복지법은 보호의무자가 될 수 없는 사람의 유형 중 하나로 '해당 정신질환자를 상대로 한 소송이 계속중인 사람 또는 소송한 사실이 있었던 사람과 그 배우자'를 명시한다. 인권위는 "(B씨 배우자와 아들) 두 사람 모두 (정신건강복지법상) 보호의무자가 될 수 없다"며 "그럼에도 A 병원은 이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B씨를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입원 조치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인권위는 B씨의 강제입원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가 침해 당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 병원 측에 △피해자에 대한 퇴원 심사에 필요한 조치를 할 것 △병원 전직원에 대해 정신건강복지법상 입원 요건 관련 직무 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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