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60조 몰려

김동섭 2026. 4. 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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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동섭 기자]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이하 삼전닉스)로의 비중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

21일 ETF체크에 따르면 전날 기준국내 ETF가 보유한 삼성전자 평가액은 34조3357억원(212종목), SK하이닉스는 25조3006억원(199종목)으로 합산 59조6363억원에 달한다. 국내 주식형 ETF 329개의 순자산총액(152조3324억원)가운데 두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39%에 이르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ETF 시장에서 삼전닉스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배경에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 있다.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ETF 특성상 시총 상위 종목의 비중이 자동으로 커지는 구조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 잇따른 어닝서프라이즈, 외국인 수급 집중까지 맞물리면서 운용사들이 앞다퉈 두 종목 편입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이달 들어 이날까지 신규 상장한 ETF 9개 가운데 삼전닉스를 편입한 상품은 5개로, 합산 비중을 보면 1Q K반도체TOP2+(58.26%),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50.58%), 1Q K반도체TOP2채권혼합50(49.41%), FOCUS AI반도체위클리고정커버드콜(44.16%), KoAct 글로벌AI메모리반도체액티브(34.80%) 등 절반 이상이 30%를 웃돌았다.

특히 최근 채권혼합형 상품에서 삼전닉스 편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올해 2월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를 업계 최초로 출시한 데 이어, 삼성자산운용이 이달 7일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를, 하나자산운용이 14일 1Q K반도체TOP2채권혼합50 ETF를 각각 상장했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도 21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개별주식 옵션을 활용해 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 ETF’를 상장하는 등 삼전닉스를 편입한 상품군은 다양해지고 있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인식하는 분산 효과와 실제 포트폴리오 사이의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고배당 등 서로 다른 테마 ETF에 분산 투자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삼전닉스에 자산이 집중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반도체 업황이 흔들릴 경우 테마가 다른 ETF들이 일제히 부진에 빠지는 상황이 생길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는 여러 테마에 나눠 투자했다고 판단하지만, 들여다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쏠려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변동성 장세에서 분산투자 효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쏠림 심화 우려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이달 초 단일종목 ETF 도입 관련 규정 개정안을 사전예고하면서 이르면 다음 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 출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계속 잘 간다면 쏠림은 더 심해질 것”이라며 “개별 종목의 리스크가 지수 내 비중 확대로 시장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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