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회의록 작성했다는 비즈니스 센터는 없어"
노종면 의원 "일 호텔 가보니 한글 작성 어렵다"
"미국서 출력땐 US레터가 기본…어떻게 A4로"
'경기도 지원' 언급 1월 회의록 원본 없을 가능성
더 커지는 김성태·김태균 회의록 사후 작성 의혹

대북송금 사건에서 검찰이 유일하게 물증으로 제시한 '김성태-김태균 회의록' 조작 논란이 커지고 있다. 쌍방울 내부 관계자 김태균 씨는 검찰에서 2019년 1~2월 회의록을 각각 일본 도쿄 하얏트 호텔 비즈니스 센터와 미국 시애틀 브레이번 아파트 내 서비스 센터에서 작성했다고 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현지에 확인한 결과 해당 장소에 비즈니스 센터와 서비스 센터가 없었고 한글 문서 작성도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김태균 씨가 일본 도쿄, 중국 마카오, 미국 시애틀에서 각각 작성해 출력한 회의록 용지 규격이 에이포(A4)로 동일했지만, 미국의 경우 유에스 레터(US letter) 용지가 표준이어서 검찰 수사를 앞두고 회의록이 사후 작성 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더욱 커진다.
일본 호텔 관계자 "동전 넣고 사용 PC 1대…비즈니스 센터 없어"
21일 민주당 공개 자료와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일본 도쿄 하얏트 호텔 고위 관계자는 노종면 의원과의 인터뷰에서 "호텔 로비에 비즈니스센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동전 넣고 사용하는 공용 컴퓨터 1대가 있을 뿐이다. 비즈니스 센터라고 하면 (고객에게) 혼날 정도로 간이 공간이기 때문에 한 번도 비즈니스 센터라고 부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태균 씨는 2023년 5월 수원지검 박상용 검사실에 출석해 "2019년 1월에는 김성태 회장을 두 번 만났고, 당시 김 회장이 경기도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경기부지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면서 대북사업 배경을 설명하면서 경기도와 진행된 사항을 설명해줬다. 도쿄 하얏트 호텔 비즈니스 센터 컴퓨터와 프린터가 비치되어 있어 회의 내용을 작성하고 (중략) 2019년 2월 23일 방용철과 전화회의 한 내용을 메모했다가 제가 묵고 있던 시애틀 소재 브레이번 아파트 내 서비스센터 비치된 컴퓨터를 이용하여 작성해 보관한 것이다"라고 진술했다.

회의록은 2019년 초에 출력해둔 뒤 2023년 5월까지 갖고 있다가 검찰에 제출했다는 점에서 '증거 사후 제작' 의혹이 재판 과정에서 일었다. 해당 회의록에 "경기도-통일부의 지원이 있음. 스마트팜 등 경기도에서 알아서 함" 등의 내용은 '쌍방울 대북송금이 경기도와 관련있다'는 검찰 주장을 뒷받침하는 중요 증거가 됐다.
노종면 의원 "일본 호텔 가보니 한글 문건 작성, 어렵다"
일본, 마카오 등과 달리 미국의 경우 인쇄 종이 규격이 국제 표준인 A4 용지가 아니라 'US 레터' 용지인데, 검찰에 제출된 회의록의 규격이 A4로 동일하다는 점도 의문이 제기된다.

노 의원은 또 "확인해보니 외국 호텔에서 한글 문서 작성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닌 듯하다. 김태균 씨는 '워드' 프로그램을 이용해 회의록을 작성한 거 같은데, 워드에서는 전 세계 언어를 다 내려받을 수 있다. 그렇게 내려받으면 우리나라 컴퓨터는 한국어-영어 전환을 할 수 있지만, 일본에서 그것을 내려받으면 일본-한국어 변환이 된다"면서도 "공용 컴퓨터에서 그렇게 작업했다는 게 사실상 말이 안되고, 또 일본 호텔 공용 컴퓨터의 경우 동전을 계속 넣고 시간 연장해서 사용해야 하는 시스템이어서 여기서 문건을 작성했다는 것은 상당히 이상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지원" 2019년 1월 회의록 원본 파일 없을 가능성
김태균 씨로부터 회의록을 직접 받고 참고인 조서를 만든 박상용 검사는 노컷뉴스 기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어 "해당 (증거 사후 제작) 의혹들이 2심 공판에서 똑같이 제기됐다가 배척된 주장이다. 해당 문서는 전문 증거이기 때문에 원 작성자의 증언과 증언 신빙성이 있는지가 핵심이다. 법원에서는 의혹 제기와 반대신문을 거쳐 판사가 판단했다"며 "일부 문서에는 원본 파일이 있고, 파일 용량까지 다퉈졌지만 법원에선 신빙성을 모두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19년 1월 일본 하얏트 호텔에서 두 차례 작성된 회의록과 2019년 2월 23일 미국 시애틀 브레이번 아파트, 2019년 3월 7일 미국 뉴욕 아파트에서 작성된 회의록 원본에 대한 이메일 흔적은 검찰 수사 자료 어디에도 없어 의문이 남는다.
특히 2019년 1월 일본 호텔에서 작성된 회의록의 경우 김태균 씨가 김성태 전 회장과 직접 만나 회의를 했고, 그 내용에 "경기도와 공동으로 추진하며, 경기부지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음" "경기도/통일부의 지원이 있음" "경기도 부지사는 그들의 리더로 봐도 됨" 등이 적혔다. 공교롭게도 유일하게 원본 파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2019년 4월 2~3일 회의록'에는 경기도 관련 언급이 일체 없다.
이 때문에 2019년 4월 '경기도가 언급되지 않은 회의록'만 존재하는 상태에서 '경기도가 언급된 2019년 1월 회의록' 등을 사후 제작해 검찰에 제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검사의 주장과 달리 당시 법정에서 이러한 내용까지 언급되며 증거 능력 다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김성태 전 회장의 최측근은 21일 워치독과 통화에서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 일본 출장을 간 적 없다. 어떻게 일본 호텔에서 함께 회의를 하고 김태균 씨가 문건까지 만들었는지 의문"이라며 "2019년 당시 쌍방울은 홍콩팀 사무실을 운영했기 때문에 거기서는 실제 회의가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 씨는 현재 해외 출국 상태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윤석열 정부 조작기소 의혹에 대한 종합 청문회를 진행하고, 특검을 도입해 조작수사에 가담한 검사들의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기자, 김성진 시민언론 민들레 기자, 김시몬 뉴탐사 기자(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watchdog@mindlenews.com
- 쌍방울 내부자 "검사, 이재명 통화 증거 만들라 해" 폭로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 '키맨' 배상윤 "이재명과 대북송금 무관" 확인서 제출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 고함·딴청·핏대…'조작 기소' 청문회장의 오만한 검사들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 방용철 혼자 "리호남 필리핀 왔다"…검찰에 목줄 잡힌 탓?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 '대북송금' 등 조작기소 의혹 "특검 필요" 72.5%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 [단독]"원본파일 없다" 대북송금 김성태 회의록 조작 정황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 국회에서 선서 거부한 증인이 진술할 수 있을까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 무죄 증거를 외면한 법원이 조작 기소를 정당화했다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