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외국인 방패’ 뚫릴까…김범석 ‘쿠팡 동일인’ 지정 초읽기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김범석 의장의 쿠팡 동일인 지정 여부가 오는 5월 초 결론 난다. 지난해 12월31일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연석 청문회에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4개월여 만이다. 그동안 김 의장은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동일인 지정을 피해 '외국인 특혜'를 누려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그는 국내 재벌 총수들과 같은 규제망 아래 놓이게 될 전망이다.
미국 국적 이유로 동일인 지정 피해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김 의장을 쿠팡 동일인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막바지 검토 중이다. 동일인은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의 실질적 지배자(총수)를 의미한다. 공정위는 5월로 예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 발표 이전까지 동일인 지정 여부를 결론지을 예정이다.
공정위는 김 의장이 쿠팡의 지배구조 최정점에서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고 판단해 왔다. 쿠팡의 지배구조는 미국 상장법인인 쿠팡Inc가 국내 사업 회사인 쿠팡을 100% 자회사로 지배하고, 쿠팡이 다시 물류와 결제 등 여타 국내 계열사들을 거느리는 형태다. 김 의장은 쿠팡Inc의 차등의결권 주식을 통해 막강한 70% 이상의 지배력을 쥐고 있다.
그럼에도 공정위는 김 의장의 미국 국적, 미국과의 통상마찰 우려 등을 이유로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왔다. 그 결과 김 의장은 비교적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으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 앞서 쿠팡이 김 의장의 친족 15명을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 공시에서 누락했을 당시 공정위는 비교적 가벼운 '경고'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김 의장을 쿠팡의 동일인이 아니라고 본 결과였다.
동일인 지정 핵심은 동생의 경영 참여 여부
이번 김 의장 동일인 지정의 핵심은 김유석 쿠팡Inc 부사장의 경영 참여 여부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의 특수관계인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특수관계인의 친족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쿠팡은 김 부사장이 쿠팡Inc의 미등기 임원이며 국내 계열사 임원이 아니라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정위에 전달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지난 1월 쿠팡에 대한 현장 조사에서 김 부사장이 파견 형태로 국내에서 근무하면서 주요 임원에 대한 인사권 행사는 물론 물류 사업의 핵심 의사결정을 주도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병기 위원장은 최근 쿠팡의 동일인 지정 및 기업집단 범위 판단 여부와 관련해 "친인척 일가의 지분 소유 관계를 봐야 하고, 특수관계인의 경영 참여 여부도 봐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우리가 자료를 충분히 수집했다고 본다. 특수관계인의 경영 참여 여부가 확인되면 동일인 지정을 개인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일인 지정 시 규제의 강도와 범위 확장
향후 김 의장이 쿠팡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배우자와 4촌 이내 혈족·3촌 이내 인척이 지분을 보유한 모든 계열사가 공정위의 직접 감시망에 들어온다. 가장 큰 변화는 공시 의무와 법적 책임의 강화다. 동일인의 경우 매년 계열사 현황과 임원 및 주주 명부, 친족 현황 등을 공정위에 신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고의로 누락한 사실이 적발되면 법적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한층 강화된다. 현재 공정위가 쿠팡의 '부당 지원행위'를 제재하려면 해당 거래가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는 점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 규제가 적용된다. 이 경우 경쟁 제한성 여부와 무관하게 총수 일가가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회사에 부당한 이익이 귀속됐다는 사실만으로 제재가 가능해진다.
현재 쿠팡은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을 막기 위해 공정위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쿠팡은 요구 자료 중 일부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쿠팡의 동일인 변경 여부와 관련해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속 면한 전한길…법원 “증거인멸·도주우려 없다” - 시사저널
-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 다시 유행 조짐 - 시사저널
- 월드컵이 코앞인데…왜 여전히 홍명보 감독에는 ‘물음표’가 붙을까 - 시사저널
- “16세 여학생 만날 분”…조건만남 미끼로 내건 10대들의 공갈 수법 - 시사저널
- 직무 정지에 고발까지…녹취 후폭풍, ‘사면초가’ 박상용 - 시사저널
- “마라탕 배탈 조심”…프랜차이즈 3곳서 식중독균 검출 - 시사저널
- 피멍 든 얼굴로 눈물 흘린 故김창민 감독…불구속 가해자는 활보 - 시사저널
- 제균치료 했는데 왜 위암? 흡연·음주·비만이 좌우했다 - 시사저널
- 우울 막는 생활습관, 성별·연령 따라 달라진다 [박민선의 건강톡톡] - 시사저널
- 야식·커피 즐겼다면 주의…가슴 쓰림 부르는 ‘위산 역류’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