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음파동 기술이 여는 원주 디지털 헬스케어의 새 지평

김현철 2026. 4. 2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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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권 / 한국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 의료공학과 교수·공학박사
◇나승권 한국폴리텍대 원주 캠퍼스 교수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면서 건강한 수명 연장과 삶의 질은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관심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어떻게 건강하고 품격 있게 나이 들 것인가에 맞춰지고 있다. 이른바 ‘헬스스팬’의 개념이 확산되며, 질병 예방과 기능 유지 중심의 건강관리 패러다임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웰니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특히 근감소증 예방과 재활의학, 그리고 심신 이완을 통한 회복은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고령자나 근골격계 질환자의 경우 능동적인 운동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인 자극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진동기기 시장은 모터의 회전력을 이용한 ‘편심 진동’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 방식은 소음과 불규칙한 진동, 그리고 인체에 전달되는 충격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장시간 사용 시 피로감을 유발하거나 특정 부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인체는 단순한 기계 구조가 아닌, 세포와 조직, 체액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정밀한 생체 시스템이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단순한 물리적 충격을 반복하는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보다 정교하고 인체 친화적인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원주의 의료기기 기업 ㈜소닉월드는 전자기 기술과 음향 원리를 결합한 ‘음파동(Sonic Wave)’ 기술을 제시했다. 이 기술은 소리의 에너지를 정밀하게 제어된 진동으로 변환해 인체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기존 기계식 진동의 한계를 보완한 새로운 접근이다.
의료용 진동기 ‘SW-VATMS’ 시리즈는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전자기적 구동 방식을 통해 소음을 줄이고, 보다 안정적이고 균일한 진동을 구현함으로써 병원과 재활센터 등 장시간 사용 환경에 적합한 성능을 제공한다.
특히 3~50Hz 범위의 저주파를 활용해 신체 깊숙한 곳까지 에너지를 전달하면서도 관절과 뼈에 가해지는 부담은 최소화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근육의 자연스러운 수축과 이완을 유도하고, 혈액 및 림프 순환 개선 등 긍정적인 생리 반응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특성은 능동적인 움직임이 어려운 환자에게 ‘수동적 운동’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단순한 진동을 넘어 재활과 회복을 지원하는 기술로서 의미를 갖는다.
기술의 독창성은 국내 특허 등록을 통해 입증됐으며, 적용 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병원 중심의 치료 영역을 넘어 일상 속 건강관리와 웰니스, 수면 개선 분야로까지 활용 가능성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온열 기능과 결합한 시스템은 만성 통증 완화와 수면 질 개선에 긍정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의 완성도는 결국 안전성과 신뢰에서 결정된다. 해당 기업은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에서 품질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의료기기 제조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이는 실제 의료 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이러한 성과는 산학협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 의료공학과는 시제품 제작 지원과 기술 자문, 현장 중심 교육을 통해 기업과의 협력을 이어왔다. 이른바 ‘원주형 의료기기 생태계’가 기술 혁신의 토대가 되고 있는 셈이다.
원주는 이제 단순한 제조 거점을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정밀 물리 기술과 데이터가 결합된 새로운 산업 구조 속에서, 지역 기반 기술이 세계 시장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결국 기술의 가치는 인간의 삶을 얼마나 개선하느냐에 달려 있다. 음파동 기술이 만들어내는 정교한 미세 진동은 건강한 노후와 질 높은 휴식을 지원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원주의 의료기기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방향성을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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