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논쟁…李대통령과 국민의힘, 누가 옳나?
장특공 혜택 노리는 ‘똘똘한 1채’
집값 올리며 ‘영끌 강남행’ 유발
폐지 법안에 ‘세금폭탄’ 논쟁 가열
20억원 이상 차익 땐 부담 늘듯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범여권 의원들이 장특공을 폐지하는 법안을 제안하자 야당인 국민의힘이 세금폭탄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장특공 폐지가 세금폭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거짓 선동이라며 국민의힘을 공격하고 나서면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전에도 비거주 1주택자에게 장특공 혜택을 주는 조치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다. 그래서 장특공을 폐지하고 새로운 제도로 대체하는 방안이 정부의 정책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그렇다면 장특공 폐지에 대한 이 대통령과 국민의힘 주장 가운데 누구의 말이 옳을까?
장특공의 역사
정부는 주택이 음식이나 옷과 같은 생필품이라고 보고 1세대 1주택자에게 막대한 세금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택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정책이다.
토지·주택·상가·오피스텔 등 부동산은 장기보유하면서 누적된 장기간의 소득에 대해 양도할 때 세금을 부과하는데, 이때 과세 충격이 너무 크지 않도록 정부는 보유기간에 비례해 일정 비율을 양도차익에서 공제(세금 부과 대상에서 빼 줌)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를 병행하고 있다. 15년 보유시 양도차익의 최대 30%까지 공제해 준다. 다만 1세대 1주택의 경우에는 생필품이라는 특성 때문에 다른 부동산보다 더 많은 특혜를 주는 대신 적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1세대 1주택자는 어떤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고 있을까? 먼저 주택을 팔 때 양도가액이 12억원 이하면 양도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또 12억원 초과 주택(고가주택)도 10년간 거주한 뒤 팔면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을 뺀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공제하는 장특공 혜택을 추가로 주고 있다.

현행 장특공은 일정 금액이 아니라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로 혜택을 주기 때문에 더 비싼 아파트를 사서 더 많은 양도차익이 날수록 세금감면 액수가 커지는 구조이다.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사서 10년 후 20억원에 파는 것보다 100억원짜리 아파트를 사서 10년 후 200억원에 파는 사람이 훨씬 큰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는다.
이러한 세금감면 효과 때문에 고가주택의 10년 장기투자수익률이 막대해지자 최근 수년간 서울 강남 지역 등 상급지를 중심으로 ‘똘똘한 1채’ 갖기 열풍이 불었다. 10년간 거주하고 나서 80%의 세금 혜택을 받은 뒤 빚내서 돈을 더 보태 더 좋은 지역의 주택으로 이동하는 집테크 현상이 나타났다. 중급지와 하급지도 상급지의 뒤를 따라 집값이 올라갔다.

장특공 제도의 세금감면 비율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만 해도 15년 보유 시 최대 45%였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은 주거 이전의 편의 차원에서 이 비율을 10년 보유 시 최대 80%로 높였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규제하기 시작하자 장특공을 노린 ‘똘똘한 1채’로 주택 수요가 몰리면서 장특공이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의 원인이 됐다.
문 대통령은 2021년부터 장특공 적용 대상을 보유와 거주로 구분해 각각 최대 40%씩 공제 혜택을 줬다. 임기 말에는 소득세 과세 방식처럼 양도차익을 구간별로 나눠 차익이 늘수록 공제율을 축소하는 누진제를 도입하려다 양도세가 너무 복잡해진다는 지적과 대통령 선거 분위기에 밀려 중단한 적이 있다.
‘영끌 강남행’ 불러온 장특공
현행 장특공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파트를 사고팔 때마다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에 세금감면 혜택을 주기 때문에 고가 아파트를 사서 큰 차익을 낼수록 더 많은 혜택을 본다는 점이다. 이른바 세제 역진성이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 말기처럼 장특공을 소득 구간별로 분리해 차익이 클수록 공제율을 줄이는 누진제를 도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양도세 세제가 너무 복잡해져 ‘양포세’(양도소득세를 포기한 세무사)가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래서 세법 학자들은 세제 혜택을 노린 ‘영끌 강남행’과 과세의 역진성을 막고 세금 징수를 쉽게 하기 위해 개인 1인당 평생 2억원 정도의 세액공제만 깔끔하게 해주고 끝내는 정액 공제 제도 도입을 제안해 왔다.
예컨대 부부가 공동 명의로 50%씩 아파트 지분을 소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경우 1인당 2억원, 부부 합쳐 4억원의 양도세 세액 공제를 받는 방식이다. 다만 평생 1회이기 때문에 서둘러 ‘영끌 강남행’ 열차에 탈 필요 없이 자녀 교육, 노후자금 마련 등 꼭 필요한 때를 골라 혜택을 이용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윤종오 진보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은 지난 4월 8일 장특공을 현행 비율식 공제에서 1인당 평생 2억원의 정액식 세액공제로 바꾸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1세대 1주택의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세액공제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를 놓고 국민의힘과 이 대통령이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양도세 부담 변화는?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판단하려면 새로운 제도에 따라 양도세 부담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구체적인 예시로 살펴보아야 한다. 다른 조건이 변화가 없을 경우 세무사들이 개략적으로 계산한 세금 부담 변화는 이렇다.
만약 단독 명의 아파트를 10억원에 사서 10년간 산 뒤 20억원에 팔아 10억원의 양도차익이 생기면 현행 제도상 세금 부담은 1400만원(양도차익 대비 세금부담률 1.4%)이지만 새로운 제도에서는 0원(세금부담률 0%)으로 오히려 줄어든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없어지지만 대신 1인당 2억원의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고, 이 2억원의 세액공제 혜택 중 1억3300만원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67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은 다음에 집을 팔 때 쓰면 된다. 만약 부부가 50%씩 지분을 가진 공동 명의 아파트인 경우 세액 공제 합계액이 4억원이므로 나중에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공제액은 2억원을 훨씬 넘는다.

만약 10억원에 사서 10년 후 30억원에 팔아 20억원의 양도차익이 생기면 현행 제도상 7700만원의 세금(세금부담률 3.9%)을 내면 된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하에서는 2억원의 세액공제를 사용해도 3억원의 양도세(세금부담률 15%)를 내야 한다. 부부 공동 명의라면 세액공제를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이 부담은 줄어든다.
만약 10억원에 사서 10년 후 40억원에 팔아 30억원의 양도차익을 남길 경우에는 어떨까? 현행 제도상으로는 1억1500만원(세금부담률 3.8%)을 납부해야 하지만 새 제도하에서는 7억4500만원(세금부담률 24.8%)으로 세 부담이 껑충 뛴다. 물론 이 경우에도 부부 공동 명의라면 부담이 줄어든다.
양도차익 20억원 넘으면 부담 커져
세금 전문가들은 이러한 계산에 근거해 새로운 정액 공제 방식이 도입되면 ①현재 주택 가격이 대략 30억원이 넘고 ②양도차익도 20억원을 넘으며 ③10년마다 자주 집을 옮겨 다니면서 집테크 하는 사람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국내에서 국민주택 규모의 아파트 가격이 30억원이 넘는 곳은 주로 서울 강남 지역이다. 반면 가격이 저렴하고 양도차익이 크지 않으며 한 집에서 평생 사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이 작거나 세금이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더 나아가 조세 형평성의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위의 사례에서 세금부담률을 보면 10억원에 사서 10년 뒤 4배 가격인 40억원에 팔아 30억원의 엄청난 양도차익을 얻어도 현행 제도 하에서는 세금부담률이 3.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면 세금부담률이 24.8%로 높아져 근로자들의 근로소득세 부담과 격차가 줄어든다.
또 다른 측면도 있다. 정부가 생필품인 주택에 세금 혜택을 줄 때 물건인 주택을 기준으로 감면 혜택을 주면 집을 바꿀 때마다 감면 혜택이 주어지므로 집을 자꾸 바꿀 유인이 생기게 된다. 반면 개인에게 평생 일정 금액만 혜택을 주는 방식을 택하면 집을 자꾸 바꾸기보다는 꼭 필요할 때 집을 옮기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누구 말이 맞나?
세금 전문가들은 장특공 폐지가 세금폭탄이라는 국민의힘 주장과, 세금폭탄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는 이 대통령 주장의 진위를 판별하려면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계층을 먼저 선별해야 한다고 본다. 대략 주택 가격이 30억원 이상이고 양도차익이 2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국민의힘 세금폭탄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그 이하 가격대 주택을 보유하고 양도차익이 크지 않은 사람은 조세 형평성과 공정을 외치는 이 대통령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장특공 제도를 개편해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양도세 부담이 증가하면 매도보다는 증여를 선택하므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국민의힘 주장도 맞는다고 본다. 단기적으로는 매물이 증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때문에 장특공 개편을 통한 고가주택의 양도세 강화 조치는 ①보유세 대폭 강화 ②세금 전가를 막기 위해 주택 임차인 보호 정책을 상가 임차인 수준으로 확대하는 조치와 동시에 시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비경제활동인구가 과분한 주택을 움켜쥐는 바람에 경제활동인구가 직장에서 먼 외곽으로 밀려나야 하는 사회적 비효율성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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