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위험, 장내 미생물은 안다…"증상 전 위험군 식별"

임정우 기자 2026. 4. 2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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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장 내 미생물 구성을 분석하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샤피라 교수는 "장 내 미생물 분석으로 파킨슨병 위험이 높은 사람을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에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데이터를 한 번 분석한 것이어서 발병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려면 같은 사람들을 장기간 추적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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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속에 사는 수백 종의 세균 군집을 실제 장 세균을 배지 위에 배양해 표현한 이미지. 위키미디어 제공

아직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장 내 미생물 구성을 분석하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앤서니 샤피라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신경과학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 271명, 파킨슨병에 대한 유전적 고위험군 43명, 건강한 대조군 150명의 대변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파킨슨병은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손상되면서 손 떨림, 근육 경직, 보행 장애 등이 나타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신경계 질환이다. 문제는 손발 떨림 같은 운동 증상이 나타날 즈음에는 뇌 신경세포 손상이 이미 50% 이상 진행된 상태라는 것이다. 때문에 증상이 없는 초기 단계에 발병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가려내는 기술이 절실하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의 종류와 양을 분석했다. 장에는 수백 종의 미생물이 장내 미생물 군집을 이룬다. 파킨슨병 환자와 건강인을 비교했을 때 176종의 미생물이 두 집단에서 유의미하게 다른 비율로 나타났다. 

파킨슨병 환자의 장에는 염증을 유발하는 미생물이 늘어난 반면 장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미생물은 줄었다. 미생물 불균형은 병이 더 진행된 환자일수록 뚜렷했고 우울증·자율신경 이상·변비 등 증상의 심각도와도 연관됐다.

주목할 점은 증상이 없는 유전적 고위험군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포착됐다는 것이다.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최대 30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GBA1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증상이 없는 사람 43명의 장 내 미생물 구성은 건강인과 파킨슨병 환자의 중간 형태를 보였다.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장 내 미생물 불균형이 아직 발병하지 않은 고위험군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장 내 미생물 불균형이 심할수록 파킨슨병 초기 징후를 보이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장 내 미생물 분석이 유전적 고위험군 중 실제로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미리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유전적 위험 요인이 없는 건강인의 약 20%도 파킨슨병 환자와 비슷한 장 내 미생물 패턴을 갖고 있다는 점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유전적 위험 요인이 없는 건강인에서도 장 내 미생물 변화가 발병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식단이 더 균형 잡힌 사람일수록 파킨슨병과 유사한 장 내 미생물 패턴이 적게 나타나 식습관 개선이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연구팀은 장 내 미생물 분포를 식이 조절이나 약물로 바꾸는 것이 파킨슨병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샤피라 교수는 "장 내 미생물 분석으로 파킨슨병 위험이 높은 사람을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에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데이터를 한 번 분석한 것이어서 발병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려면 같은 사람들을 장기간 추적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참고> 
doi.org/10.1038/s41591-026-04318-5

[임정우 기자 jjw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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