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동석 기자]에이스의 조건은 무엇인가. 위기 상황에서 팀의 연패를 끊어낼 수 있는 힘, 그리고 상대 팀의 외국인 1선발과 맞대결해도 밀리지 않는 중량감이다. 2026년의 송승기는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며 LG 트윈스의 ‘진짜’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 ‘데이터’가 증명하는 성장의 결과물
지난해 송승기의 11승은 값졌지만, 일각에서는 운이 따랐다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의 지표는 다르다. 염경엽 감독이 언급했듯, 평균 구속이 아직 작년보다 2㎞ 정도 덜 나옴에도 불구하고 0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는 것은 ‘피칭 디자인’의 승리다.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비중을 높여 타자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는 노련함은 그가 이미 베테랑의 반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LG 선발투수 송승기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2026. 4. 14.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김광삼 코치의 ‘신의 한 수’
주목할 점은 비시즌의 노력이다. 좌타자 상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12월부터 슬라이더 구종 가치를 올리는 데 주력한 결과가 현재의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도자의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선수의 절실함이 만나 만들어낸 최고의 시너지다.
◇ 흔들리는 선발진의 ‘북극성’
현재 LG 선발진은 다소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인 투수들의 기복과 부상 변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송승기의 ‘상수’ 같은 활약은 팀 전체에 엄청난 안정감을 준다. 염 감독이 “지난해 11승 중 6~7승이 영양가 높은 승리였다”고 회상한 것처럼, 올해 송승기가 챙기는 승수 역시 팀의 가을야구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단순한 ‘히트상품’을 넘어 이제는 KBO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성장 중인 송승기. 그의 손끝에서 LG의 2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이 그려지고 있다. white2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