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TV 보나요"…생존 기로 놓인 홈쇼핑

윤서영 2026. 4. 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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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매출액 감소…송출수수료 부담은 '눈덩이'
온라인과 형평성 논란…TV홈쇼핑 경쟁력 약화
재승인·편성 규제 발목…중장기 투자 여력 제한
/그래픽=비즈워치

TV홈쇼핑 업계가 좀처럼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TV 시청 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반면, 이들을 둘러싼 규제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시장 현실이 반영된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선 TV홈쇼핑 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왜 우리만?"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7개 TV홈쇼핑사(GS샵·CJ온스타일·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홈앤쇼핑·공영쇼핑)의 방송 매출액은 총 2조618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보다 13.2% 줄어든 수치다. 방송 매출액이 감소했다는 건 홈쇼핑 본업이 그만큼 부진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그래픽=비즈워치

방송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들 동안 TV 송출을 위한 막대한 비용 부담은 여전하다. 실제로 이 기간 7개사의 송출수수료는 1조9153억원으로 6% 증가했다. 이에 따라 방송 매출액에서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59.9%에서 73.2%까지 치솟았다. 홈쇼핑 업계가 방송에서 100만원을 벌었다고 가정했을 때 이 중 73만2000원은 유료방송 사업자 주머니로 들어갔다는 뜻이다.

이는 곧 홈쇼핑 업계의 수익성 개선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GS샵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92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감소했다. 롯데홈쇼핑은 9.6% 줄어든 45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NS홈쇼핑의 영업이익은 2% 감소했고 공영홈쇼핑은 적자 전환했다. CJ온스타일과 현대홈쇼핑 등만 소폭 개선에 그치는 등 산업 전반의 체력이 약화되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상황이 이런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이 가장 바라는 건 온라인 채널과의 형평성이다. 현재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이커머스와 온라인 플랫폼의 라이브커머스는 홈쇼핑과 유사한 판매 방식을 취하면서도 전자상거래법상 신고제로만 운영되고 있다. 반면 홈쇼핑은 특정 TV 채널을 빌려 쓰는 만큼 방송법 규제를 엄격히 적용받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홈쇼핑의 상품 운영과 편성 전반에 제약이 되고 있다. 예컨대 홈쇼핑은 조제 분유와 17도 이상 주류, 일부 의료기기 등 방송 심의에 어긋나는 상품을 노출할 수 없다. 여기에 중소기업 상품을 55% 이상 편성해야 한다는 의무도 있다. 이런 규제는 상품 구성의 유연성과 홈쇼핑 경쟁력을 동시에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해법은 하나

재승인 제도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홈쇼핑 업계는 정부로부터 7년마다 사업 자격을 재승인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홈쇼핑 업계는 중소기업 상품 의무 편성 비중을 비롯해 납품업체 판매 수수료, 직매입 비율, 사회공헌과 투자 계획 등을 심사받는다. 재승인제가 사실상 홈쇼핑 사업의 지속 여부를 가르는 통제 장치로 작용하는 만큼 투자나 상품 전략을 보수적으로 수립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재승인 제도는 방송 본연의 공익성을 평가하기보다 유통 채널 관리의 성격이 강한 심사"라며 "별도 법령으로 관리되고 있는 공정거래나 소비자 보호까지도 재승인 시 중복으로 반영되고 있어 홈쇼핑 사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규제가 완화될 경우 경영 안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심사 대응 중심의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는 만큼 브랜드 육성, 신상품 개발 등 중장기 전략 추진이 가능해져서다. 이는 곧 고객 수요에 맞는 상품 확대, 차별화된 콘텐츠 실험, 모바일·라이브 중심 판매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그래픽=비즈워치

방송 생태계의 연쇄 붕괴를 막는 버팀목 역할도 기대된다. 유료방송 사업자의 핵심 수익원인 홈쇼핑은 이미 방송 산업 재원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홈쇼핑 산업 안정화는 곧 '유료방송 사업자 재원 확보→중소 PP(방송채널 사업자) 제작비 지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홈쇼핑과 유료방송 사업자, 협력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기획과 프로그램 품질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게 되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홈쇼핑을 단순 판매 채널이 아닌 방송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플랫폼으로 재정립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 편성 비율을 강제하는 의무 규제도 인센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홈쇼핑 사업자가 창의적인 상생 모델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서영 (s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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