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공부 잘해도, 열심히 일해도 가난…돈이 일하게 해야”

채현주 기자 2026. 4. 21. 07: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브릿지 초대석] 존리 부자학교 대표
존리 부자학교 대표

“열심히 일하는데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돈을 일하게 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30년간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자본의 힘을 몸소 체험해 온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영 대표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금융문맹’을 지목했다. 사교육과 과시적 소비 구조에 묶여 있는 한, 자본을 축적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특히 부동산 중심 자산 구조를 한국의 부를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꼽으며, 투자 습관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금융문맹에서 탈출해야 한다." 자본이 일하는 투자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면 개인의 노후는 물론 국가 경쟁력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부자 되기 습관’, ‘존 리, 새로운 10년의 시작’ 등 저서를 통해 한국의 금융강국 도약 비전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현재 ‘부자학교’를 통해 금융문맹 탈출을 돕고 있는 존리 대표를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사무실에서 만나 투자 철학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부의 본질과 부자 습관

Q. ‘진정한 부자’의 기준은.
A.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부자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에 있는 사람이다. 단순히 통장 잔고가 많은 것이 아니라, 돈 걱정 때문에 내 소중한 자유와 가치관을 타협하지 않는 ‘경제적 독립’을 이룬 상태를 말한다.

Q. 죽어라 공부해서 의사, 판사가 돼도 늘 돈에 쫓기며 산다. 놓치고 있는 ‘부의 공식’이 있나.
A. 전문직은 소득이 높은 노동자일 뿐, 자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동의 시간은 한정돼 있지만 자본의 시간은 무한하다. 아무리 고소득자라 해도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내 시간을 팔아 돈을 사는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 교육은 ‘어떻게 소비할 것인가’는 가르치지만 ‘어떻게 자본을 형성할 것인가’는 철저히 배제한다. 그 결과 전교 1등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할부로 비싼 차를 사고 빚을 내서 무리하게 집을 사는 것이다. 지출을 늘리는 이 구조가 똑똑한 사람들을 평생 돈의 노예로 만든다. ‘금융교육’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Q. 한국 사회의 ‘금융문맹’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A. 부자처럼 보이려는 소비다. 비싼 차, 명품백, 매일 마시는 비싼 커피에 돈을 쓰는 것은 내 자본을 스스로 갉아먹는 행위다. 소비의 즐거움을 투자의 즐거움으로 바꾸지 못하는 것이 금융문맹의 핵심이다. 그리고 사교육에 대한 맹신이다. 아이의 창의성을 해치고 부모의 노후 자금을 갉아먹는다. 자산 대부분을 부동산에 묶어두는 원금 집착도 그렇다. 유동성이 없고 비용만 발생하는 구조가 된다.

Q. “돈이 당신을 위해 일하게 하라” 개인이 당장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A. 기업의 주주가 되는 것이다. 작은 금액이라도 투자로 전환하고, 소비자가 아니라 자본가의 관점으로 세상을 봐야 한다. 내가 잠을 자거나 휴가를 즐기는 동안에도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기업의 직원들은 열심히 일한다. 그 기업의 주주가 된다는 것은 그들의 노동력을 나의 자본 수익으로 치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 매일 커피 한 잔 값의 소액을 주식으로 바꾸는 일이다. 5000원이면 아주 작은 금액 같지만 이것이 매일 모여 복리의 마법을 만나면 노후가 바뀐다. 앱을 켜서 지금 당장 ETF를 사보자. 소비의 즐거움을 투자의 즐거움으로 바꾸는 훈련, 습관을 만드는 일이 된다.

존리 부자학교 대표

◆재테크 전략: 주식&부동산

Q. 변동성이 큰 장세 속 한국 증시에 대한 비관론과 낙관론이 공존한다. 올해 전망은. 
A. 나는 여전히 낙관론자다. 한국 시장은 여전히 기회가 많다. 특히 한국은 전통 제조(조선, 방산)와 첨단 기술(AI, 에너지), 그리고 감성 산업(컬처, 뷰티)이 섞여 있는 흔치 않은 시장이다. 과거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때문이었다면, 2026년 지금 진행되고 있는 주주 환원 강화 정책은 이런 강력한 산업 경쟁력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숫자의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전 세계가 한국의 물건을 쓰고 한국의 문화를 향유하는 그 ‘현상’ 자체의 가치에 투자해야 한다.  

Q. “주식은 파는 것이 아니라 모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팔아야 할 시점이 있다면?
A. 세 가지 경우 뿐이다. 기업의 존재 이유가 사라졌을 때와 경영진이 부도덕해졌을 때, 주가가 가치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급등했을 때다. 그 외에는 ‘동업’을 멈출 이유가 없다.

Q.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갖춰야 할 투자 원칙이 있다면.
A. ‘여유자금’으로 투자하고 ‘장기 보유’하는 것이다. 주가는 매일 출렁이지만 기업의 가치는 서서히 변한다. 변동성을 위험이 아닌 ‘세일 기간’으로 보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Q.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A. 타이밍을 맞추려는 것이다. 시장의 바닥과 꼭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단기 매매’다. 주식은 사고파는 기술이 아니라 보유하는 인내가 필요하다. 또, ‘남의 말만 듣는 것’도 아니다. 내가 투자하는 회사가 무엇을 해서 돈을 버는지 모른다면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다. 장기 투자가 중요하다. 하루, 한 달로 부자가 되는 게 아니다. 기업이 성장하는 시간을 함께 가져가는 것이 투자다. 복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힘을 발휘한다. 

Q. 지금 당장 1억원이 있다면, 40대 기준 가장 현실적인 투자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제안해달라.
A. 40대는 은퇴까지 아직 20년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는 황금기다. 1억 원이 있다면 시장 눈치를 보며 나눠 넣기보다 지수 ETF에 전액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오히려 분할 매수를 고민하다가 상승장을 놓치는 ‘기회비용’이 더 크다. 단기 등락에 흔들리기보다 장기 보유를 통해 자본이 일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배당형 자산으로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1억 원을 한꺼번에 주식이라는 ‘일하는 시스템’에 집어넣고, 그 사실을 20년 동안 지수 ETF에 묻어두고 본업에 충실하다가, 은퇴 시점이 임박했을 때 배당이 나오는 리츠(REITs)나 채권형 ETF로 비중을 조절하면 된다. 자본주의의 우상향을 믿는다면, 가장 빨리, 가장 많이 투자해두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다.

Q. 초보 투자자 기준, 월 100만원 투자 시 현실적인 포트폴리오 구성과 10년 후 자산 시나리오는.
A. 사실 투자에 ‘초보’와 ‘고수’의 구분은 따로 없다. 다만 연령과 자산 구조에 따른 전략 차이가 있을 뿐이다.  때문에 복잡한 개별 종목 선정보다, 코스피 200과 같은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집중 투자하시기를 적극 권한다. 대한민국 경제 전체의 성장에 투자하는 가장 현명하고 안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월 100만 원씩 꾸준히 지수 ETF에 투자하며 연 복리 7~10%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한다면, 10년 후에는 기대 이상의 자산을 형성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투자 기술이 아니라, 어떤 시장의 흔들림에도 10년 동안 주식 비중을 지켜내는 것이다. 

Q. 한국인의 자산이 부동산에 쏠린 구조적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A. 가장 큰 문제는 ‘금융교육의 부재’다. 어릴 때부터 돈을 가르치지 않으니 부동산에만 집착하게 된 것이다.  또한 주식 시장에 대한 불신을 키운 후진적 지배구조도 한 몫했다. 자산의 80%가 부동산에 묶인 구조는 매우 위험한 포트폴리오다.

Q. 주식과 부동산 비중은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인가. 
A. 70~80%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 것은 매우 기형적이고 위험한 구조다. 집은 내가 거주하는 공간이지, 내 노후를 책임져 줄 만능 열쇠가 아니다. 합리적인 자산 배분을 원한다면 부동산 비중은 전체 자산의 30% 이내로 가져가는 것이 적당하다. 나머지 70%는 주식과 같은 유동성이 높고 스스로 증식하는 자본에 투자돼야 한다. 은퇴 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매달 현금처럼 꺼내 쓸 수 있는 자산이다. 부동산 비중을 과감히 낮추고 주식 비중을 높여야만 진정한 경제적 자유에 도달할 수 있다.

Q. 부동산을 줄인 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배분할까. 
A. 가장 먼저 ‘연금저축’과 ‘IRP(개인형 퇴직연금)’를 최대한 활용해라. 이는 정부가 세금 혜택을 주면서까지 투자를 독려하는 가장 강력한 경제적 독립 무기다. 연금 계좌 안에서 주식 비중을 높여 20~30년 장기 투자하는 것이 노후를 준비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Q. 올해 한국 부동산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나.
A. 인구 구조 변화와 고금리 기조 유지 가능성을 고려할 때, 부동산이 과거처럼 급등하기는 어렵다. 자산 증식 수단으로서의 매력은 주식보다 낮아질 것으로 본다. 

존리 부자학교 대표

◆자산가로 키우는 법 

Q. 학원비 대신 주식을 사주는 것이 아이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
A. 근본적인 이유는 돈을 물려주기 위함이 아니라, ‘금융문해력(Financial Literacy)’을 선물하기 위함이다. 학원비는 소모되고 사라지는 비용이지만, 주식은 아이가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를 몸소 이해하게 만드는 가장 살아있는 교과서다. 아이가 커서 의사가 되든, 회사원이 되든, 혹은 창업을 하든 상관없다.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반드시 자신의 자본을 일하게 하는 ‘자본가’는 돼야 한다.

Q. ‘아이와 함께하는 투자법’ 추천해달라. 
A.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기나  장난감 브랜드, 또는 자주 사용하는 플랫폼의 주식을 사주는 것으로 시작하자. 명절 세뱃돈을 받으면 은행 예금이 아닌 증권 계좌에 넣고, 분기마다 날아오는 주주총회 소집 통지서나 배당금 통지서를 아이와 함께 읽어보는 것이 살아있는 경제 교육이다. 
그리고 아이들과 저녁을 같이 먹으면서 주식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유대인들이 식탁에서 질문과 토론을 통해 지혜를 나누듯, 자연스럽게 기업의 가치와 성장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이가 단순히 물건을 사는 소비자가 아닌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주주’의 관점을 갖게 하는 것이 진정한 경제 교육의 시작입니다. 

◆사회 구조의 혁신

Q. AI 시대,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A. 그간 아이들을 시험 중심, ‘정답 맞히는 기계’로 만든다. 그러면서 창의성을 없앤다. 이젠 AI가 더 잘한다. 단순히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의사, 판사만 꿈꾸는 구조는 미래가 없다. 중요한 건 질문하는 능력이다. 스스로 불편함을 발견하고 문제를 정의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Q. 사교육 무시? 수능과 대학 서열의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있다. 
A. 수능이 없어져야 지역 소멸과 금융문맹이 동시에 해결된다. 현재의 수능은 인서울 명문대라는 ‘신분제’를 유지하는 도구다. 모든 아이들이 이 한 번의 시험에 매몰되니 사교육 전쟁이 벌어지고, 모두가 서울로만 몰려든다. 수능을 아주 쉽게 만들어 변별력을 없애면 이 기형적인 서열이 무너진다. 대학이 서열화되지 않아야 아이들이 굳이 서울에 올 이유가 사라진다.

Q. 대학의 지방 이전과 금융 생태계 조성은 어떻게 연결되나. 
A. 수능의 힘을 뺌과 동시에 서울의 주요 대학들을 지방으로 분산시켜야 한다. 대학이 가면 사람과 자본이 움직인다. 지자체는 지역 자금을 지역 자산운용사에 맡겨 강력한 금융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서울에 가지 않아도 지역 기업에 투자하고 그 지역에서 성공할 수 있는 ‘돈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 이것이 진정한 국가 개조의 핵심이다.

Q.경제적 자유를 위해 당장 바꿔야 할 게 있다면.
A. ‘부자가 되는 것은 운명’이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부자가 되는 것은 선택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한 ‘과시적 소비’를 멈추고 내 미래의 자유에 투자해야한다. 2026년 오늘, 사치를 걷어내고 자본주의의 씨앗을 심는 용기만이 여러분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