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국가자원 총동원’...韓 핵심산업 정조준

최지희 2026. 4. 2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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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6대 신흥지주산업 1순위ㆍ2030년 10조 위안 목표
CPTPP 명문화...韓 미가입 시 역차별 우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응 전략 마련 시급”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중국이 2026~2030년 국가 발전 계획인 ‘제15차 5개년 규획(15.5 규획)’을 통해 반도체ㆍ배터리 등 우리나라의 핵심 수출 산업에 전면 도전장을 던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양회를 통해 본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중국의 고품질 발전 전략 실행과 산업ㆍ기술 전환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한국은 경쟁과 협력 관계를 분석해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IEP에 따르면 지난 3월 12일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 표결로 공식 확정된 15.5 규획의 핵심은 ‘신형 거국체제(新型举国体制)’, 즉 국가 자원을 전략 첨단산업에 총동원하는 체제의 본격 가동이다. 중국은 2035년 1인당 GDP 2만 달러(중등 선진국 수준) 달성을 위한 중간 설계도로 이번 규획을 확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4.5~5%로 전년 대비 소폭 하향 조정했지만, 재정적자율은 GDP 대비 4%로 확대하고 일반 공공예산 지출은 역대 최초로 30조 위안을 돌파했다.

우리나라를 직접 겨냥하는 대목은 6대 ‘신흥 지주산업’ 지정이다. 15.5 규획은 반도체를 1순위로, 항공우주ㆍ바이오의약ㆍ저공경제(드론ㆍ도심항공교통)ㆍ신형 에너지저장장치(ESS)ㆍ피지컬AI를 6대 지주산업으로 확정했다. 작년 6조 위안에서 2030년 10조 위안 이상으로 합산 생산 규모를 키우겠다는 목표다. 3~5나노 공정 엔지니어링 실현, 3세대 반도체, RISC-V 기반 설계(인텔ㆍARM 등 독점 아키텍처 탈피를 위한 오픈소스 반도체 설계 표준)가 명시적 돌파 목표로 설정됐다. 우리나라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반도체와 이차전지가 정면으로 겨냥된 셈이다.

배터리(이차전지) 분야에서도 경고등이 켜진다.

이차전지는 이미 중국이 한국 대비 경쟁우위를 확보한 분야로 분류되는 상황인데, 15.5 규획은 ESS를 별도 지주산업으로 격상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과 전기차 보급 확대를 배경으로 레독스 흐름 배터리(전해액을 순환시켜 전기를 저장ㆍ방출하는 대용량 장주기 에너지저장 방식) 등 차세대 저장 기술에 국가 자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CATL와 BYD의 저가 공세에 이어 기술 격차마저 빠르게 좁혀지는 구조다.

무역 환경 변화도 변수다. 15.5 규획은 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가입을 공식 명시했다. 중국의 가입이 현실화되면 역내 공급망과 관세 구조가 재편돼 우리나라의 대중ㆍ대아세안 무역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직 CPTPP에 미가입 상태인 우리나라가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문지영 KIEP 세계지역연구1센터 중국팀 연구위원은 “15.5 규획 기간 중국은 다소 경제성장이 저하되더라도 실질생산력을 기반으로 현대화 산업 시스템을 완성하고 기술 혁신의 산업 융합 성과를 달성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발빠른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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