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아직 워싱턴 대기…이란 출발 신호 기다리는 美 협상팀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2026. 4. 2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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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의 종전 협상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끈 JD 밴스 미 부통령이 11일(현지 시각) 협상에 앞서 중재국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를 만나기 위해 이슬라마바드의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은 이틀에 걸쳐 협상을 벌였으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결렬을 선언했다. /A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시한(미 동부 시각 22일)이 임박한 가운데, 미 협상팀을 이끌 예정인 JD 밴스 부통령이 20일 현재까지도 파키스탄으로 출발하지 못한 채 워싱턴에 대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협상 일정 자체가 이란 측 반응에 좌우되는 모습이 드러나면서 회담 성사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하고 있거나 곧 도착할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그러나 20일 현재 밴스는 아직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밴스가 2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출발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일정이 아닌 전망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밴스는 단순히 일정 조율 문제로 대기 중인 것이 아니라, 사실상 이란 측의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월요일(20일)까지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친 것과 달리, 양측은 아직 회담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트럼프는 이 상황에 질렸다. 끝내고 싶어 한다.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지만 필요하면 싸울 것”이라면서도 협상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임을 시사했다.

실제 지난 며칠간 협상 환경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해협을 “완전히 개방했다”고 선언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발포하며 상황이 다시 긴장 국면으로 돌아갔다. 미국은 이에 대응해 오만만 인근에서 이란 국적 화물선을 나포했고, 이란은 이를 “무장 해적 행위”라고 규정하며 보복을 경고했다.

이란 내부의 권력 구조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측은 협상 과정에서 이란 정부와 군부 간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올바른 상대와 협상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IRGC 측이 ‘그건 우리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누가 책임자인지 우리도 확신하지 못하고, 그들 역시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혼선을 키우고 있다. 그는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협상에서는 농축 중단이나 제한 수준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0일 소셜미디어에 “약속을 지키는 것이 의미 있는 대화의 기초”라며 “미국의 모순된 신호는 이란의 항복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란인은 힘에 굴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중재국으로서 회담 준비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슬라마바드에는 대규모 경비 인력이 배치된 상태다. 다만 실제 회담이 열릴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2주 간의 휴전은 미 동부 시각 기준 22일 저녁 만료될 것으로 전해졌으며, 양측은 핵 농축 문제와 제재,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를 두고 여전히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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